숲속에 들어가면 풀과 나무들이 뿜어내는 특유의 향내와 맑고 신선한 공기가 우리를 반겨준다. 이러한 연한 숲내음은 바로 피톤치드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러시아말로 phyton(식물)과 cide(다른 식물을 죽인다)의 합성어이며 나무들이 각종 병균과 해충, 곰팡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뿜어내는 방향성 물질을 말한다. 사람이 직접 마시거나 피부에 접촉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어 생체리듬을 되찾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삼림욕은 바로 이 피톤치드가 함유된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숲길을 걷거나 머물러 쉬는 것을 말한다. 삼림욕은 초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 즐기는 것이 다른 계절에 비해 5~10배 이상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날씨가 맑고 바람이 적으면 더욱 좋다. 또 오후보다는 오전10~12시 사이가 삼림욕에 제격이며 산중턱의 숲 가장자리에서 100m 이상 들어간 깊은 숲일수록 더 효과적이다.
삼림욕의 역사는 인간이 숲과 더불어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 중국은 물론 독일과 일본에서도 오래 전부터 애용되어 왔던 건강유지법으로 1840년 독일의 흑림에 있는 온천 휴양지 바덴바덴에서는 사람들이 높은 지대의 숲을 거닐면서 요양하는 기후 요법이라는 것을 시행했었는데 이것이 현재 삼림욕의 시초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반부터 삼림욕이 알려지기 시작해 시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계에서도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산림청에서도 국민의 여가 문화와 휴양을 위하여 경관이 뛰어난 국'공유림을 대상으로 1988년부터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고 각 휴양림마다 삼림욕장을 개설하게 됐다. 이후 숲과 관련된 모든 시설물에서 삼림욕장은 기본 시설이 됐다.
당초 삼림욕의 목적은 숲속의 특수한 공기로 병을 치유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차츰 숲이 국민 일반의 여가 활동의 주요 대상이 되면서 이제는 건강과 휴양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갖게 됐다. 울창한 삼림에 들어가 맑고 신선한 숲의 향기를 가슴 가득히 호흡하고 녹음 속에 몸을 맡김으로써 긴장을 풀 수도 있고, 숲속에서의 갖가지 활동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기도 하고 일상생활의 피로를 제거하기도 하는 등 자연활동의 연장이 된 것이다. 결국 삼림욕이란 숲이 주는 혜택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으로 숲의 맑은 공기, 맑은 물, 조용함 등을 접해 몸과 마음을 동시에 건강하게 하는 자연 건강 휴양법인 것이다.
삼림욕은 나무가 우거진 곳이면 어디서나 가능하지만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등 바늘잎나무(침엽수)가 많은 곳이면 더욱 효과가 좋다. 또 삼림욕을 할 때는 통기성이 좋은 옷, 땀 흡수가 잘 되는 편한 옷차림으로 산책이나 조깅, 심호흡, 사색을 하면서 삼림욕을 즐기면 된다. 이번 주말 가까운 앞산 자연공원이나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가서 숲의 소중함도 체험하고 숲이 주는 혜택을 직접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대구생명의숲(www.tgfor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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