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웰빙과 한방-다이어트

비만은 에너지 섭취와 소비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 섭취가 증가하거나,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면 나타난다. 이것은 체지방이 과잉 축적된 상태로 남성의 경우 체지방량이 체중의 25% 이상, 여성의 경우 30% 이상인 경우에 정의된다.

한방에서도 비만을 일반적으로 감미(甘味)와 고량진미(膏梁辰味)의 다식(多食)에 원인을 두고 있다. 하지만 비만을 병리적 상태로서의 담음(痰飮)의 개념으로 보기도 한다. 담음이란 일종의 병리적 물질로서 눈에 보이는 유형지담(有形之痰)과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지담(無形之痰)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 몸에는 혈액 대사도 필요하지만 수액 대사도 필요하다. 피가 죽은 것을 어혈(瘀血)이라고 한다면 물이 죽은 것을 담음에 비유할 수 있다. 담음의 정체, 즉 노폐물이 빠져나가지 않은 상태를 비만으로 보고 있다.

한의원에서 비만 치료제로 투여하는 한약 중에는 담음을 없애는 약이 자주 사용된다. 이런 약들은 실제로 비만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높여 전반적인 생체 리듬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담음이 병리적인 해석으로서의 비만이라면 생리적인 해석으로서의 비만은 음양론과 체질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음양론은 한의학을 구성하는 근본 이론이다. 예를 들어 같은 음식이라도 낮에 먹는 것보다는 밤에 먹는 것이 살이 더 찐다. 서양 의학적으로 본다면 사람 몸에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있는데, 낮 동안에는 교감 신경의 작용이 활발해 에너지 소비가 촉진되고 밤에는 부교감 신경의 작용이 활발해 에너지를 비축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천지의 기운은 양기와 음기로 나뉘는데 낮에는 양기가 성하고 밤에는 음기가 성하다. 사람의 몸에도 양기와 음기가 있는데, 낮에는 사람 몸의 양기가 천지의 양기와 호응하여 양기가 성해져서 활동을 주관하고, 밤에는 사람 몸의 음기가 천지의 음기와 호응해 음기가 성해져서 휴식을 주관한다. 즉 몸에 양기가 성한 상태에서는 저장은 적게 하고 에너지로 발산하는 이화작용을 많이 한다. 반대로 음기가 성한 상태에서는 에너지 발산은 적게 하고 저장을 많이 한다. 따라서 몸의 양기가 떨어지면 자연히 형태는 커지게 된다.

이것은 한의학의 최고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徑) 소문편(素問篇)에 양화기 음성형(陽化氣 陰成形)이라고 나오는 문구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양은 기로 화하고 음은 형태로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 후에 양기가 떨어지면서 살이 찌는 사람이 생기고 나이가 들면서 양기가 떨어져 체형이 무너진다. 따라서 한의학적인 관점으로 보면 떨어진 몸의 양기를 다시 돋우어 주는 것은 비만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가 된다.

사상체질은 음양을 다시 각각 둘로 나누어 거기에다 오장 육부를 배속시켜 인체의 생리와 병리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사상체질 관점에서 비만을 보면 다음과 같다. 태양인은 폐의 기운이 큰 반면, 간 기운이 작아 저장보다는 발산을 많이 하게 되어 체질적으로 비만이 거의 없다.

태음인은 발산보다는 저장을 잘한다. 저장의 기운으로 비만의 형태를 보이며 주로 뱃살이 많이 찌는 복부 비만이 가장 많다. 소양인은 비위의 기능이 발달해 소화기가 튼튼하다. 그래서 섭취 과다형 비만으로 어깨와 팔뚝 등의 상체 비만이 많고 신 방광의 기능은 허약해 하체는 날씬한 편이다. 소음인은 비위 기능이 활발하지 않아 비만이 많지는 않지만 비만이 발생하면 상체는 여위고 하체가 통통한 비만이 많다.

김한균(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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