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유난히 봄이 짧은 것 같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벚꽃이 아주 짧은 순간 봄날의 눈발같이 한순간 사라져 버리고(혹자는 벚꽃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본의 국화라고도 하는데 사실과는 다르다고 한다.
) 이제는 긴소매가 덥기까지 한 여름을 앞둔 봄이다.
코 끝을 간질이는 봄꽃향기를 맡으며 토요일 오후, 이제 좀 쉬어도 될 것 같은 여유로움에 지금껏 매번 토요일이면 자꾸만 늦장 부리던 퇴근이 이제는 어느덧 습관이 되어 버렸다.
세기의 투자가인 워렌 버핏이 대학생들과 나눈 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문득 생각난다.
"원래 습관의 족쇄란 너무도 가벼워 느낌조차 없다가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무거워져 결국에는 다리를 절단 내고 만다.
내 나이쯤 되면 습관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미 노예가 되어버린 것이다.
오늘 당장 좋은 습관을 택해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면 여러분은 머지않아 그 습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 가치투자의 대가이며 억만장자인 워렌 버핏이 이런 말도 했을까 하는 의아함이 있겠지만 한 시대의 전설적인 인물로 본다면 그만의 독특함과 철학이 돈에만 있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직장에서의 습관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일을 하는 시간대와 일을 하는 방식에 따른 습관적 특성이 있다.
전자의 경우 어떤 직업이든 일을 하는 고유한 형태가 있겠지만 직업의 특성상 야간작업 즉, 주로 밤이 되어 일을 많이 하는 직업이 있다.
주로 창작을 많이 하는 예술가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에서 올빼미처럼 밤만 되면 정신이 초롱해지는 우리 프로그래머들을 빼놓을 수 없다.
낮에는 산만하고 외부와의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므로 전화가 뜸해진 밤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일들을 많이 하곤 한다.
이제는 방해하는 사람과 사건들이 사라져 버렸으므로 나만의 시간이 된 것이다.
처음 입사를 하여 한두 번의 야근이 시간이 지날수록 습관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의 특성상 아무래도 야간이 집중하기에 훨씬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익숙해지고 나면 좀처럼 이러한 습관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입사초기 환경에도 익숙하지 않고 일에도 서먹한 긴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되도록이면 좋은 습관을 들여야 오래 지속이 된다.
하지만 주위의 분위기가 같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혼자서만 좋은 습관을 가지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후자의 경우는 일을 하는 방식에 따른 습관이다.
입사 후 첫 3년이 직장에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만큼 일을 처리하고 익히는 습관이 그 사람의 능력을 결정할 만큼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
수동적인 일처리 방식과 적당주의적인 처리방식은 쉽게 배워버리기 좋은 습관이다.
대부분의 신입 프로그래머들은 코딩만 잘하면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한다.
그 외 문서를 작성한다든가 버전업이나 수정을 할 때마다 기록해야 되는 여러 관리 룰들을 통상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습관적으로 제때에 기록하고 정리하면 작은 일에 불과한 작업들을 결국엔 큰 시스템적 오류를 일으키게 하는 요인을 제공한다.
순간적으로 빨리 일을 처리하고 뛰어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천재적인 능력이 있더라도 단 한 번만으로 오류가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나 아닌 전체를 배려하는 것은 분명 지식적인 능력이기보다는 초기에 잘 다듬어진 습관의 힘 때문일 것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루어내는 작은 규칙들이 전체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습관을 잘 들여 놓으면 마치 언제나 윤기 있게 기름칠하여 잘 움직이는 기계들처럼 매끄럽게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기업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 그리고 구성원들로 이루어 낸 조직의 문화가 모두 습관이 아닐까 한다.
늘 어려울 때 한 손을 맞들던 습관과 외로운 때도 함께 소줏잔이라도 기울여 주었던 습관이 함께 같이 살아가는 따듯한 습관의 힘을 우리에게 주는 것 같다.
습관도 발전한다던데 좀 더 따듯하고 아름다운 쪽으로 가는 습관에 길들여지면 어떨까?강은희
(주)위니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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