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오늘-사북광업소 유혈폭동

10'26 사태와 12'12 군사 쿠데타로 사회가 어수선했던 1980년 4월 21일. 국내 최대의 민영탄광인 강원도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유혈 폭동사태가 발생했다. 4월 16일 노조원 25명의 노조 사무실 점거로 시작된 노사분규는 파업 참가자가 늘면서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나아갔다.

어용노조가 회사와 단독으로 20% 임금 인상안에 합의하자 몇몇 광부들이 노조지부장의 전횡을 비판하면서 들고 일어났다. 이에 사측은 경찰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려 했다. 이로 인해 양측에 긴장이 고조됐다. 그리고 이날,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경찰 지프차가 노조원을 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다른 광부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까지 시위에 참가하면서 순식간에 6천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곡괭이'몽둥이 등으로 무장해 탄광사무소를 공격했다. 경찰지서에는 불을 질렀고 사북역까지 점거했다. 어용노조원들에겐 린치가 가해졌다.

사북사태는 사흘 뒤인 24일 정부와 광원대표가 '노조집행부 전원사퇴, 30% 임금인상' 등 11개항에 합의하면서 막이 내렸다. 그러나 경찰관 1명 사망, 160여 명 부상의 유혈사태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계엄사령부는 관련 인물 81명을 군법회의에 송치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노사분규가 잇따르며 1980년대 노사문제가 본격 전개됐다. 새로운 시대는 그렇게 국민의 아픔과 함께 시작됐다.

▲BC 753년 로물루스, 로마 건국 ▲1903년 러시아군, 압록강 하구 용암포 강점 ▲1944년 신사참배 거부 주기철 목사 옥사.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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