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DVD타이틀입니다'.
몇 년 전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DVD 타이틀을 구입하려고 기웃거리다 본 문구다. DVD타이틀마다 구매 특성을 적어 놓았는데, 이 영화에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구입한 영화'라고 적혀 있었다.
바로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1977년)이었다. '감각의 제국'은 표현수위는 포르노에 가까운 작품이다. 성기 노출은 물론 실제 섹스장면까지 포함돼 있다.
일본의 유명 극영화 감독이 이런 야한 영화를 찍었다며 논란을 일으켰다. 촬영조차 자유롭지 않아 프랑스 자본으로 찍었다. 그래서 일본 배우와 감독이 일본에서 찍은 작품이지만, 이 영화의 제작국은 프랑스이다. 물론 일본에서도 삭제된 채 개봉돼 일부 관객들이 프랑스까지 날아가 관람하기도 했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이 타이틀을 많이 구입했으면 그런 문구까지 적었을까(글을 쓰면서 다시 확인한 결과 지금은 삭제됐음). 그만큼 국내 마니아들이 무삭제 버전을 찾아 전 세계를 헤매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감각의 제국'은 2000년 국내에서 개봉됐지만, '핵심'은 다 잘렸다. 그래서 지금도 원판 DVD타이틀은 중고장터에서 고가에 팔리고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무삭제 원판 DVD가 어떤 것이 있을까. 샤론 스톤의 '원초적 본능', 플레이보이지가 제작한 '칼리큘라'가 아직도 선호하는 품목 1위다. '원초적 본능'의 경우 원판 DVD 보다 감독판 비디오테이프가 더 노골적이다.
'칼리큘라'는 로마황제 칼리큘라의 엽기성을 잔혹하고 에로틱하게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인 말콤 맥도웰은 물론 명배우 피터 오툴의 성기까지 노출된다.
수십 명의 여인들이 나체로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하지만, 갖가지 방법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살해하는 잔혹성 때문에 에로틱한 분위기는 느낄 수 없는 작품이다. '칼리큘라'는 아마존에서 '감각의 제국'과 함께 패키지로 판매되고 있다.
'칼리큘라'의 틴토 브라스는 국내에서 많은 에로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탈리아 감독이다. '모넬라' 시리즈와 '올 레이디 두 잇' 등 그의 작품들은 늘 화제를 모았다. 이탈리아 특유의 에로틱한 해학과 건강함이 철철 묻어나는 영화들이다.
지난 1월에는 '두잇'이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국내 개봉이 무산되기도 했다. 문제가 된 체모노출 등의 장면을 삭제하고 재심을 신청했으나 스와핑과 동성애 등 기본 틀이 워낙 야해 수정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틴토 브라스의 작품은 국내 중고장터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다. 무삭제 버전도 두 가지가 있다. 코드 1의 북미판과 코드 2의 오리지널 이탈리아판.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북미판이 싼 편이다. 이탈리아판의 경우 국내 중고가가 3만원 후반까지 형성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품 DVD가 1만원 후반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가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카이트'와 '메조포르테'도 원판 DVD가 인기를 끌고 있다. '카이트'는 소녀 킬러의 이야기. 부모를 죽인 원수 밑에서 청부살인을 하고 성적 노리개가 되는 극한 상황을 노골적으로 그리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어린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상식을 깨는 완전 성인판 애니메이션이다. 미국에서 출시된 감독판은 마니아들의 수집품목 1위다.
'메조포르테'도 성적 표현 수위가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적인 섹스장면과 폭력적인 액션으로 무장하고 있다.
(에로영화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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