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지도부, 영천서 '혈투'

4·30 재·보선 지역의 최대 승부처가 되면서 여·야 수뇌부가 22일 영천에 앞다퉈 집결, 총력 지원에 나섰다. 영천이 생긴 이래 전국적 관심지가 된 것은 처음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이는 한나라당 텃밭이라던 경북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선전하면서 빚어진 충격파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믿기지 않는다"면서 열풍(열린우리당 바람)에 환호하고, 한나라당은 "설마, 그럴 리가"라며 이를 일축한다.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은 영천의 정동윤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문희상 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 원혜영 정책위의장 등이 참여하는 상임중앙위원회의를 가졌다. 당의 최고의사 결정회의를 영천에서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

원 정책위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영천을 '기업도시 시범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경북지역 특화산업 거점도시로 육성 △탄약창 등 군사시설을 민간경영 기술특화산업 단지로 조성 △국방기술 관련 R&D 공공기관 유치 등을 내걸고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희상 당의장은 "영천에서 의석을 1개 얻는 것은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으며, 정동윤 후보는 "헐벗고 굶주린 영천시민들의 욕구와 바람에 대해 여당이 응답한 것"이라면서 "영천에서 혁명을 이뤄내자"고 했다. 경북 지원단장인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은 "영천 5일장이 열리는 22일과 27일을 '영천선거 지원의 날'로 선포할 계획"이라며 "연고자 리스트를 들고 읍면으로 흩어져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맹형규 정책위의장, 김무성 사무총장, 전여옥 대변인 등 당지도부와 임인배 도당위원장 등 경북의원들도 이날 영천에서 '영천지역발전 대책회의'를 갖고 △정보화된 유비쿼터스 미래도시 건설 △농산물 유통센터 및 특화단지 조성 △첨단복합산업단지 조성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박풍'에 의존하는 것도 여전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영천에서 지원 유세를 한 뒤 경남 김해갑에서 또다시 지원 유세를 하고, 다시 대구로 올라와 자신의 지역구에서 1박을 한 후 23일 다시 영천-영덕을 도는 강행군을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는 심지어 5일장이 서는 27일 다시 영천에 내려와 시장·상가를 순회하며 막판 득표활동에 나설 복안도 마련했다. 한 핵심당직자는 "'박풍' 효력이 점점 피부에 와 닿고 있다"며 "'열풍'이 거세지만 선거가 종반에 다다르면 지지표가 결집, 이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켜 여당의 과반의석 확보를 저지하자"고 말했고, 정희수 후보는 "경제전문가를 뽑아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김병구·김태완·이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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