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이 문화관광부로부터 BTL(Build Transfer Lease·민간투자사업) 선도사업으로 확정되면서 미술관 건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정작 미술관 소장품 확보에 대한 준비는 전무한 실정이다.
대구시는 4월 중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계약을 앞두고 있어 미술관 연내 착공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작품 구입 등 미술관 소장품 확보 방안에 대한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는 등 미술관 운영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작가와 소장가들을 대상으로 작품 기증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립미술관이 소장할만한 작품에 대한 선별작업조차 없는데다 유명작가의 작품은 수억 원을 호가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작품을 마구잡이로 기증받을 경우 수장고만 차지할 뿐 제대로 된 작품은 거의 갖추기 힘들다"면서 "작품이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에 따라 꼭 필요한 작품을 선별하는 정리작업을 먼저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립미술관 운영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미술인들의 목소리를 모아낼 미술관 운영준비위원회도 아직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실무를 담당해온 전담 직원도 지난해 이직하면서 현재 공석 상태다.
대구시는 "대구미술협회에 준비작업을 맡긴 상태"라고 말하고 있지만 미협 측은 "공식적으로 준비위원을 위촉한다거나 예산지원도 없이 말로만 준비작업을 맡아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일이 진행되겠느냐"며 반박하고 있다.
미협 이장우 회장은 "하루속히 예산지원이 되어야 원로 작가들을 대상으로한 녹취작업이나 미술사 정리작업 등을 시작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가톨릭대 예술학과 정순복 교수는 "대구시립미술관이 특성화된 미술관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 간다면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구미술사를 정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전문 미술행정가가 참가해 미래지향적 패러다임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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