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대구시 동구 공산동 팔공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전체 6학급에 전교생이 150명 정도인 소규모 학교이다. 학교장을 비롯한 12명의 선생님들이 전교생의 이름뿐만 아니라 가정환경까지도 소상히 알고 있으므로, 학생들의 생활 지도는 저절로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소위 '왕따'니 '일진회'니 하는 말은 본교에서 생소한 단어다.
특히 우리 학교에는 전교생을 학년 구분 없이 11개의 가족(한 가족당 10여 명)으로 나누어 교사 한 명씩 결연하여 활동하는 '한가족 되기 운동'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한 주에 한 번씩 계발활동 시간을 활용해 모임을 가지면서 그야말로 가족적 분위기 속에서 선'후배 간과 사제 간의 정을 다지는 것이다. 학생들은 지도 선생님을 모시고 서로 간의 고민과 진로, 취미 등을 이야기하다 보니 학교 전체적으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정착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학급 발표회'란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학급의 학생들끼리 방과 후에 틈틈이 연습해서 준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가지고 전교생들 앞에 저마다의 끼와 재능을 발표하는 시간이다. 이러한 행사를 통하여 급우 간의 우정을 도탑게 하니, '왕따'란 것은 있을 수가 없다. 2학년의 모 학생은 시내의 큰 학교에서 시달림을 겪다가 전학와서는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어 마음에 들어한다고 그 학부형한테서 감사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또, 매주 2, 3회씩 방송으로 실시하는 '명상의 시간'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을 순화시키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학급문고에 있는 좋은 책(학급당 250여 권)을 매월 2, 3권 이상씩 읽고 그 감상을 독서노트에 기록하게 한다. 그리고 월별 좋은 시를 2, 3편 암송하도록 지도하고 전교생이 강당에 모인 자리에서 추첨을 통해 '좋은 시 암송 대회'를 매월 실시하여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이 없음은 물론이요, 큰 학교에서 종종 있는 학용품이나 금품, 책이나 신발 등을 분실하는 일도 일절 없다. 체육 시간에 교실 문을 잠그지 않고 비워도 괜찮으며, 사물함은 열쇠조차 필요 없을 정도이다.
전체적인 학력 수준도 향상돼 작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대구시 전체 중학교(약 120개교) 가운데 상위 30% 내에 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학교는 소규모 학교라는 특성을 백분 활용해 아름답고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다른 학교와 차별된 여러 시책 및 행사를 통해 학교 폭력이 없는 학교, 즐겁고 재미있는 학교, 학업과 인성을 함께 중시하는 수요자 중심의 학교로 운영하고 있다.
정규훈(대구 공산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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