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타악기 연주 체험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들으면, 생명 있는 모든 것은 건강해진다.' 음악이 생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기 위해 찰스 다윈은 신경초에 나팔을 불어 잎사귀가 움직이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소리와 진동이 자라는 유아 청소년들의 두뇌 계발과 정서 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도 많다. 체험팀은 흥겨운 타악기 연주 체험을 하기 위해 대구타악예술문화센터 (www.pasculture.com)의 권세홍 회장을 찾았다.

▲이론부터 배워야 한다

체험팀이 대구타악문화예술센터(수성구 범어3동)의 지하 계단을 내려가자 쿵쿵 드럼 소리가 들려왔다. 30평 남짓한 지하실엔 의외로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로 보이는 7, 8명의 청소년이 반주 음악에 맞춰 드럼 연습을 하고 있었다.

체험팀을 맞이한 권세홍 회장은 아이들에게 "4분의 4박자를 어떻게 설명할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한 마디에 4분음표가 4개 있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요즘은 아이들이 음악을 어느 정도 배우기 때문에 이론보다는 실제 연주 체험을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권 회장은 이론이 되지 않으면 연주가 되지 않는다면서 체험팀을 모두 자리에 앉혔다.

그는 한 마디에 4분음표 네 개를 그려놓고 각 4분음표 위에다 1+, 2+, 3+, 4+라고 표시를 했다. 그리고는 "영어로 원 앤드(and), 투 앤드, 스리 앤드, 포 앤드라고 읽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권 회장의 팔 동작에 맞춰 입으로 숫자를 외우고 박수를 치면서 4분의 4박자를 쉽게 익히고 있었다.

이어서 8분음표를 칠판에 그려 넣고 역시 1+, 2+ 등의 표시를 했다. 8분음표의 리듬을 익힌다면서 권 회장이 빠른 팔 동작으로 아이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오른손 동작은 4분음표, 왼손은 8분음표로 정하고 양손을 번갈아가며 권회장의 팔이 바삐 움직였다.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바꾸자 아이들은 네 박자가 채 끝나기도 전에 박자를 놓치고 말았다.

▲다양한 타악기들

짧게나마 이론 수업을 마치자 권 회장은 진열장에 전시된 여러 가지 타악기들을 꺼냈다. 클라베이스, 마라카스, 탬 블록, 쉐이커, 우드 블록, 봉고, 탐탐 등 이름도 생소한 타악기들을 하나씩 집어들고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했다. 권 회장은 "인류가 만든 타악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종류가 많다"고 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보는 악기만으로도 그 말이 실감난다는 표정이었다.

타악기를 하나씩 들고 본격적인 즉석 연주회를 갖기로 했다. 권 회장의 지휘에 맞춰 연주가 이루어졌다. 큰북을 맡은 아이는 4박자마다 한 번씩 쳐야 했고, 다른 아이들은 권회장의 팔 동작에 맞춰 빠짐없이 박자를 쳐야 했다. 아이들의 집중력이 길러지는 시간이었다.

20여 분간 즉석 연주를 해 본 안지수(범일초 4) 어린이는 "연주를 하기 전에는 틀리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조금만 배워도 쉽게 두드릴 수 있는 타악기가 너무 좋다"면서 쉽사리 악기를 내려놓지 않았다.

▲타악기는 어머니의 심장소리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타악기.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듣던 심장소리처럼 일정한 규칙을 가진 리듬 음악을 하면 정서와 두뇌가 발달될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마침 대구타악예술문화센터는 유아, 학생, 성인들을 위해 여러 가지 강좌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드럼 강좌에서부터 실로폰, 마림바, 비브라폰, 콩가 등의 타악기 강좌와 유아를 위한 열린 음악회, 등 다양한 강좌를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이 타악기의 신나는 리듬에 맞춰 스트레스를 말끔히 털어낼 계기가 될 것 같았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053-766-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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