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달인 4월은 각종 과학 행사가 풍성하게 열리지만, 사실 과학은 사람들의 관심을 벗어난 지 오래다. 학생들은 과학을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해 이공계에 대한 기피가 심각하고, 일반인들도 과학이란 '골치 아픈 것, 먹고살기 힘든 학문'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
하지만 우리 주위에서 사용되고 있는 어느 것 하나 과학에 기반을 두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과학은 일상 생활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때문에 과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더 편리하고 풍요한 삶을 누리기가 어렵다. 두렵기만 한 과학과 어떻게 하면 좀 더 친해질 수 있을지, 지난 21일 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서은숙(44'여'황금중), 김택수(35'능인고) 교사에게 들어봤다.
▲어렵다는 두려움부터 떨쳐라
과학은 분명 누구에게나 어려운 과목이다. 나만 뒤떨어진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과학 기피증은 더욱 심각하다. 여자가 남자보다 공간지각력이나 수학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과 여자가 이공계에 진학해 봤자 소용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여학교의 경우는 자연계 대 인문계의 선택 비율이 1 대 2 정도로 차이가 극심한 것. 하지만 두뇌는 길들이기에 따라 발달 정도가 달라지게 마련이어서 예단하기는 힘들다. 두려움을 떨어뜨리고 과학과 맞서보자.
▲호기심에 시동을 걸자
탐구심'상상력은 인간이 가진 본능이다. 과학은 일단 이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데서 출발한다. '왜?'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 이미 과학 공부는 반 이상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 교사들은 수업시간마다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물건 하나씩을 선보이는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가령 물리시간에 '마찰력과 등가속도 운동' 수업을 할 경우 바닥과의 마찰력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속도로 끊임없이 굴러가는 공 하나를 아이들 앞에 던져 보이면 금세 아이들의 눈은 '왜?'라는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일단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면 호기심을 푸는 정답은 금세 아이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또 영화 속 과학 등 학생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소재를 사용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기는 방법도 좋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
과학에는 수많은 공식이 등장하지만 이것을 통째로 암기한다고 해서 과학을 잘하게 되는 건 아니다. 공식이 도출되는 과정을 올바로 이해하고 있어야 제대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에는 실험이 가장 중요하다. 직접 손으로 조작하고 느껴봄으로써 공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과학 실험 시간에는 다른 학생들이 실험을 대신할 동안 뒷짐지고 있을 게 아니라 앞장서서 주도적으로 실험을 이끌어간다면 효과는 배가 된다.
▲실생활과 연결시키기
단순 암기보다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기억의 매개체를 만들어주면 기억하기 더 쉽고 오래간다. 특히 과학은 생활 속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므로 실생활과 연결시켜 이해한다면 효과 만점이다. 예를 들어 등가속도 운동을 배운다면 비의 사례를 활용해 볼 수 있다. 비는 대기 상층부에서는 가속도 운동을 하다가 지표면과 가까워질수록 공기의 압력에 의해 등속도로 떨어진다. 식용유에 색소로 염색한 물 한 방울을 떨어뜨려 비의 등속도 운동을 재현해보는 실험까지 겸한다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동아리를 통해 재미를 키운다
무슨 일이든 여럿이 하면 재미가 배가 된다. 풀리지 않는 과학에 대한 고민거리도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다 보면 훨씬 쉽게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능인고에서는 현재 3개의 과학 동아리가 구성돼 활동중이다. 이들은 대학생들과 1 대 1로 멘토(스승과 제자) 관계를 맺고 실험실 탐방 등 과학 탐구활동을 함께 하며 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고 있다. 만일 학교에 과학 동아리가 결성돼 있지 않다면 친한 친구들과 서로에게 설명을 해 주는 방식을 통해 이해력을 높일 수도 있으며 청소년 단체나 사설 과학실험실 등을 통해 과학 동아리를 찾아볼 수 있다.
▲이공계는 비전이 있다
'이공계 위기론' 때문인지 과거 이공계가 강세였던 남자 고등학교에서조차 이공계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금은 남고'여고 대부분 이공계보다 인문계를 선택하는 학생이 훨씬 많다. 하지만 취업대란 시대에는 기술과 실력으로 승부를 겨루는 이공계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교사들은 강조했다. 특히 진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완전한 정보만으로 편견에 사로잡히기 쉬워 요즘의 과학 교육은 진로교육까지 겸하는 것도 좋다고 권장했다. 일기예보 부분을 가르칠 때는 '예보전문가'로 활동 가능한 기상캐스터나 기상청 예보사, 날씨정보 제공업체 등에서 활동 가능하다는 점을 안내하는 식이다.
글·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 과학공부 잘하는 법
1. 용어와 기호의 올바른 개념 이해는 기본. 과학도 언어에서 출발한다.
2.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표'그래프는 자주 봐서 눈에 익혀둔다.
3. 생활 속에 과학을 적용시키는 습관을 들인다.
4. 예습은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과학 과목은 복습이 효과적이다.
5. 공식이나 문제를 그림으로 바꿔보라. 사람은 글보다 그림으로 보여주면 더 잘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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