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오늘-만취순경 총기참사

1982년 4월 26일 밤 9시 30분쯤 건국 이래 최대의 총기참사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의령군 궁유면 지서에 근무하던 우범곤 순경(당시 27세)이 만취 상태로 지서와 예비군 무기고에서 카빈 소총 2정과 실탄 180발, 수류탄 7발을 들고 나와 인근 4개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에게 무차별 난사했다.

당시 사건 기록에 따르면, 우 순경은 전화교환원부터 살해해 외부와의 통신을 두절시켰다. 그리고 전깃불이 켜진 집을 찾아다니며 총을 쏘고 수류탄을 터뜨려 56명의 무고한 목숨을 빼앗았고 34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완전히 이성을 잃은 우 순경은 생후 1주일 된 영아부터 70세가 넘은 할머니까지 가리지 않고 총질을 하며 돌아다녔다. 8시간 동안의 공포가 멈춘 것은 다음날 새벽 5시 30분쯤, 우 순경이 한 외딴 농가에서 수류탄 2발을 터뜨려 자폭하고서였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그날 오후 우 순경이 낮잠을 자고 있을 때, 동거녀가 그의 가슴에 앉은 파리를 잡는다며 우 순경의 가슴을 때렸다. 결혼자금을 구하지 못해 맘고생하고 있던 우 순경은 동거녀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 술을 마신 뒤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일을 저지른 것이었다. 어처구니없는 일로 시작된 이날의 참극은 당시 경찰의 허술한 무기관리와 취약한 진압체계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렸다.

▲1937년 게르니카 마을 피폭 ▲1960년 이승만 대통령 하야 성명 발표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1991년 강경대군 시위 도중 경찰 구타로 사망.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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