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섬유산업을 위해 섬유기계도 큰 몫을 하고 있답니다.
"
20일 성서공단 3차단지 내 염색기 제조업체 (주)승무기계. 브라질로 수출할 지거염색기(두 개의 롤러에 원단을 감아놓고 염색액을 통과시켜 염색하는 염색기) 2대의 마무리 조립에 여념이 없다.
다음주에도 중동 시리아로 염색기 2대를 보낼 예정이다.
이 회사 서준필 차장은 "최근 국내 섬유경기 악화로 내수는 어렵지만 해외시장 다변화를 통해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개발로 주문 늘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비결은 바로 기계에 추가된 조그만 '장치'개발 덕분이다.
2003년 이 회사가 3억여 원을 투자해 한국섬유기계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지거염색기의 '직물 변사 자동 조절장치'(특허번호 제20-0274762호)는 공정의 무인화를 이룩했다는 평가다.
종래 지거염색기는 변사(邊絲·원단의 가장자리)가 빠져 작업자가 항상 기계 옆에 있어야 했지만 이 장치를 통해 최소 10㎜ 이내의 변사 정렬 및 맞춤이 가능하다.
기술개발 덕택에 종전보다 기계값을 13% 정도 비싸게 받고 있다.
중동, 남미 등지에서는 현지 기계보다 무려 5배 이상 비싼 고가품에 속하지만 자동화로 염색질이 균일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는 1995년 원단이 늘어나는 것을 막는 무장력(CTS) 지거염색기 개발을 시작으로 평균 2년마다 한 건씩 신기술을 개발해 매년 지거염색기를 70여 대 이상 국내외로 판매하고 있다.
승무기계 박기준 대표는 "변사가 빠지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 연구가 진행됐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역은 섬유기계의 메카
대구는 직물·염색분야 국내 최대산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섬유기계분야도 전국 1위다.
현재 대구경북에는 673개 업체가 있어 전국(1천421개)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은 4천775명으로 전국 섬유기계업체 고용인력의 43%를 차지한다. 수출은 지난해 211만 달러(전국 1천102만 달러의 19%)로 매년 19% 이상 증가하고 있다.
기술도 선진국의 65∼95% 수준으로 일부 품목의 경우 세계 최고수준이다.
일부 제품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로부터 수입해 오던 것을 이제 역수출하고 있다.
금용기계에서 만드는 환편기(니트를 짜는 기계)는 오히려 유럽 등 섬유선진국으로 한 달에 10대가량 수출하고 있다.
금용기계 최승종 상무는 "국내 섬유기계 가격은 품질 대비 세계 최고수준"이라며 "다만 국가브랜드가 약해 '메이드 인 코리아'가 붙어있으면 비슷한 제품이라도 일본 제품에 비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계 4위 목표
한국섬유기계연구소가 19일 연 '섬유기계 IT 융합화 기반구축·기술지원사업 설명회'에서 산자부 산업기술기반조성사업에 새로 선정된 '섬유기계 IT 융합화 기반구축사업'이 큰 관심을 끌었다.
올해부터 5년간 총 13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신기술 섬유기계 개발센터(총 1천 평 규모)'를 연구소 인근에 짓고 센터에 첨단 연구개발실과 벤처 섬유기계업체 10여 개를 입주시킨다는 계획에 참석자들은 섬유기계 고부가가치화조치라고 기대했다.
한국섬유기계연구소 전두환(영남대 교수) 소장은 "IT기술을 섬유기계에 접목함으로써 기계산업의 부가가치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본 사업이 완료되는 2010년에는 현재 7위에서 세계 4위의 섬유기계 수출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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