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프로게임단 창단 "해! 말어!"

대구에 연고를 둔 프로 게임단 창설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TCN, 프로게임단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명근 프로게임단 KOR 감독은 지난 19일 케이블 게임 채널 온게임넷의 '씨유앳프로리그2005'에 출연, 대구시가 이른 시일 내에 KOR과 스폰서 계약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와 지역의 케이블 방송인 TCN(대구방송)이 공동으로 참가하는 형태의 스폰서십 계약이 조해녕 대구시장의 결재만 남은 상태라는 것. 이에 대해 대구시는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대구 연고 게임팀의 창단은 지난해 12월 TCN이 스폰서 유치에 전력을 다해 온 KOR과 접촉하면서 가시화됐다. TCN은 대구시와 TCN이 게임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대구시에 지난 3월 제의했다. 앞으로 3년간 수십억 원을 투자, 명문팀으로 키워낸다면 '게임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 TCN은 게임팀을 창단할 경우 연간 5억~7억 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대구시와 각각 절반씩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된다면 지방자치단체가 게임팀 후원사로 나서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팀 창단 실무책임자인 최원묵 TCN 부장은 "3천 석 규모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의 건립이 연내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는 만큼 대구가 게임 도시라는 이미지를 굳히려면 속히 프로게임단을 창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구시의 참여없이 TCN 단독으로 팀을 창단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협상 진전이 없었을 뿐더러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e스포츠 전용경기장과 지역 연고제를 통한 프로게임단 창단 등 기본 틀에는 동의하지만 팀의 유지관리비용을 마련할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창단할 수는 없다는 것. 또 대구시의 후원 정도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스폰서를 맡고 있는 다른 게임팀에 맞서기 힘들다는 점과 아직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 대구에 연고를 두더라도 결국 거의 모든 경기를 서울에서 치를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실 대구시는 자체 창단보다 서울에서 유명팀을 유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는 최근 프로게임팀의 지역 연고제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최근 출범한 2기 e스포츠협회는 지역 연고제를 도입, 전용 구장 건설이나 숙소 및 연습장 신축 등 인프라 구축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고, 문화관광부 역시 지역 연고제를 e스포츠 장기 발전 계획에 포함시켰기 때문. 대구시 관계자는 "예산이 많이 들고 미래가 불확실한 자체팀 창단보다는 지역의 모바일 콘텐츠 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이동통신기업 팀의 지역 유치가 더 유리하다"고 전했다.

장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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