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 "美, 북 핵폐기에 반대급부 보장해야"

연설 뒤 질의응답내용 추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북핵문제 타결에 미국이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핵 폐기에 대한 반대급부를 보장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시아재단 초청으로 전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6시(현지시간) 머천트 익스체인지 빌딩 아시아재단 볼룸에서 가진 '한국과 동북아평화·안보·번영을 위한 한국의 전략적 역할' 주제의 강연에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검증받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동시에 미국도 북한의 안전보장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이렇게 했는데도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6자회담 참여국가들이 단호한 태도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의 교착상태와 북한의 핵 비포기로 미국이 적절한 보상을 안하는데 해법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핵을 포기하지 않는지 모르나 공식적으로는 미국이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하면 검증받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무엇을 해주겠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6자회담에서 좋은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전쟁 이래 국가안보를 위해 미국에 많은 신세를 졌으며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며 "이제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우리와 굳건히 협력하고 우리가 열망하는 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룩하는데 있어 큰 기여를 다해줄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 평화이고 장차의 남북간 평화적 통일"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개국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이는 한국외교의 핵심을 이루는 전략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각국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를 인용, 한국인의 93%가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전제하고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태도는 △굳건한 동맹관계 유지 △북한 핵을 절대 반대하며 미국과 같이 비핵화를 추진하지만 미국의 좀더 유연한 대북협상 희망 △대북정책에 있어 한국의 상당한 역할 인정 등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과 관련, "평화공존, 평화교류, 평화통일 3원칙과 남북연합, 남북연방, 완전통일 3단계 기준 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 냉전의 찬바람 대신 따뜻한 햇볕을 보내는 이런 전략이야말로 남북간 평화와 번영, 통일을 가져오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한국은 21세기 경제적 번영과 통일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진출이 절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북한진출은 중국의 독점적 진출을 견제하는데도 필요하며 한반도 주변의 역학관계와 장차의 통일을 내다볼 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과 교과서 파동으로 불거진 반일감정에 대해서도 독일과 달리 과거사 청산에 소홀했다며 "오히려 (한국을) 근대화시켰다, 교육시켰다는 등 마치 은혜를 베푼 것처럼 엉뚱한 소리나 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과 좋은 이웃이 되길 바라나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으면 그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대통령은 26일 샌프란시스코대(USF)에서 '아시아에서의 인권과 사회정의', 27일에는 스탠퍼드대에서 '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한 뒤 오는 30일 귀국한다.

(샌프란시스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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