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선거는 그 자체로는 선거를 치르는 지역의 국민대표를 새로 뽑는다는 의미밖에 없다. 그러나 국지적인 재보궐 선거에서도 그 시점의 민심이 표출되며, 정치인과 정당은 국민의 소망과 요구를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정책노선과 정치행태를 점검·교정할 기회를 얻는다.
열린우리당은 영천에서 국회의원 후보를, 경산시와 영덕군에서는 시장·군수 후보를 출전시켰다. 우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 지역 유권자들의 소망이 지역발전으로 모아지고 있다는 우리의 인식이 타당한지를 확인해 보려고 한다. 그리하여 참여정부와 여당이 그동안 무척 소원했던 대구·경북지역 유권자와 협력과 상생의 새로운 관계를 맺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만약 우리가 좋은 성과를 얻는다면, 이는 대구·경북 지역사회와 정부·여당에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정치적 통합을 진전시킨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일이 될 것으로 믿는다.
1970년대 국가 주도형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으로 인해 섬유산업 등 경공업은 경제 성장의 주도산업 지위를 상실했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은 전두환 노태우 두 대통령이 재임한 12년 동안 기존 산업을 연명시키는 데 매달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구조 전환 시기를 놓쳐 버렸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5년은 중앙정부와의 정치적 대립 때문에 지역 사회의 혁신 역량을 형성하고 발휘하는 데 실패했다. 오늘 대구·경북이 겪고 있는 경제적, 사회·문화적 침체는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대구·경북이 지역사회의 역량을 모으고 미래지향적 발전전략을 세워 다시 일어서는 것을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도우려 한다. 정서적으로 대립했던 지난날의 갈등을 씻고, 이 지역 경제의 재건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화합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갈망한다. 우리당은 이번 경북지역 재보선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실적 가능성이 얼마나 있든 간에, 지금 우리당은 영천과 경산·영덕 모두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는 영천시 국회의원 재선거를 박근혜 대표의 대권 전초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이번 재보선에서 형성되고 있는 민심을 잘못 읽은 데 따른 것으로, 박 대표와 한나라당 모두에게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전략적 오류로 판명될 것이다. 우리당은 이 오류의 쓰디쓴 열매가 한나라당이 민심을 존중하고 국가적 과제에 천착하는 건설적 야당으로 거듭나게 하는 보약이 되기를 기대한다.
국회의원 유시민(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경북 재보선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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