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율 하락, 기업들 '울고 웃고'

한때 900원 선으로까지 내려가는 등 올 들어 하락세를 지속해온 원/달러 환율로 인한 역내 기업들의 실적이 양극화하고 있다.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울상인 반면 원자재 수입비중이 큰 기업들은 활짝 웃고 있는 것이다.

29일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수페타시스(달성공단)는 1분기 매출 339억 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7%나 떨어졌다. 1분기 영업이익은 88.6%, 순익은 87.5%나 곤두박질쳤다.

주력제품이 인쇄회로기판인 이 회사의 수출비중은 80%. 다른 요인도 없지 않지만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회사는 환율영향으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고 우려했다.

반면 은박지·호일 등을 생산하는 조일알미늄(경산)은 1분기 매출액이 783억6천여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고 영업이익은 94.5%, 순이익은 24.2% 증가했다. 이 회사는 원료를 100% 수입하는 과정에서 환차익을 본 데다 매출에서 직수출의 비중이 거의 없어 환율하락에 따른 이익을 봤다.

알루미늄 코일과 환절판을 만드는 대호에이엘(달성공단)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2% 증가한 192억6천100만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동기에 비해 121.6%나 늘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각각 93.3%, 69.9%씩 증가했다. 이 회사는 수출비중이 40% 안팎에 이르지만 원재료를 전량 수입하는 탓에 환차익을 크게 봤다는 것.

한편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포스코는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32%, 순익은 81.7%나 늘어나는 등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 대구사무소 이윤로 과장은 "환율여파로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고,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아지는 등 상장기업의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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