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완동물 버리지 마세요"

동물협회, 올 600마리 보호

버려지는 애완동물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버려진 동물 처리에 매년 수억 원을 쓰고 있지만 동물들 밥값(?) 대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29일 현재 대구 남구 대명동 한국동물보호협회에는 길을 잃거나 주인에게 버려진 개, 고양이 등 400여 마리의 동물들로 꽉 차 있다.

이미 수용 가능한 숫자의 두 배를 보호하는 상황. 공간이 너무 부족한 나머지 덩치가 큰 개를 비롯해 애완동물 40여 마리는 대구 인근 임시보호소에 맡겨 두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길거리를 헤매다 이곳에 들어온 개, 고양이 등은 1천900여 마리. 올 들어 3월 말까지 이미 약 600마리의 애완동물이 들어와 버려진 동물들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버려진 동물 대부분은 비싼 값에 팔렸던 애완견. 협회 관계자는 "애완 동물들을 마치 오락기기처럼 취급하다 보니 흥미가 떨어지면 그대로 길에 내다버린다"며 "병 들거나 교통사고를 당해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길 잃은 동물들은 10%도 채 안 된다"고 했다.

버려진 동물이 들어오면 인근 동사무소 게시판 등지에 한 달간 공지를 한다.

그렇지만 주인이 되찾아가는 경우나 재입양되는 경우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70% 정도는 자연사하거나 안락사시키고 있고, 또 혈통이 좋은 일부 동물의 경우 한 달을 넘겨 보호하기도 한다.

버려진 동물이 늘면서 지자체가 부담하는 동물 사료비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대구시와 각 지자체들이 쓴 비용은 1억700만 원. 그나마도 애초 예상보다 훨씬 숫자가 늘면서 추경 4천만 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올해도 1억6천500만 원을 부담키로 했으나 추경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버려지는 동물들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예산 증액에도 한계가 있다"며 "보호기간을 30일에서 15일로 줄이도록 법을 개정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국동물보호협회 금선란 회장은 "단순히 버려지는 동물들을 일시 보호했다가 자연사 또는 안락사시키는 것만으로는 매년 급증하는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불임수술을 통해 그 수를 줄이는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버려지는 애완동물이 급증, 수용능력의 두 배가 될 정도로 꽉 찬 남구 대명동 동물보호협회 보호소에서 직원이 사료를 주며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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