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강경한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외의 다른 곳에서 미국의 (군사적)선택은 전혀 제한돼 있지 않다"며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내비쳤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폭군'으로 부른 뒤 "그는 (북한)인민을 굶게 만든 사람이며 거대한 강제수용소를 갖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회견에는 이 외에도 주목할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김정일 같은 폭군을 상대할 때는 핵무기 운반 능력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해 '북핵 문제'가 '얼굴 붉힐 때 붉히는 쓴 소리' 단계를 넘어 선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다. 같은 날 한국-중국-일본을 순방 한 뒤 다시 한국에 온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북핵문제에 "고드름 녹는 방법이 솔솔 녹아 흘러내릴 수도 있고 느닷없이 뚝 떨어 질 수도 있다"며 의미심장한 '고드름'론을 폈다.
'북한은 주권국가'라며 한동안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던 미국이 이처럼 갑자기 강경해진 뒷면에는 10개월째 중단되고 있는 6자회담이나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 영변원자로의 가동 중단 등 심상치 않은 최근의 사태가 빌미다. 부시 대통령도 "6자회담이 북핵 문제를 푸는 효과적인 방안"이라지만 이번의 발언으로 볼 때는 내심 6자회담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떨칠 수 없다.
북핵 문제는 지금 가파르고 중대한 기로에 직면했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이같은 미국정부의 의도를 어느 만큼 직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균형자론'에 매달려 안위한 자세에 스스로 빠져 있지나 않는지를 당장 냉철히 점검해야 한다. 적어도 '북핵 문제'는 국민적 합의에 바탕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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