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용계초교 6) 양은 꼬마 과학자다. 지난해 '전국과학전람회'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거머쥔 것을 비롯해 4월 과학의 달을 기념해 개최되는 대구 지역 '발명품 경진대회'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상을 수상한 것. 김양이 이렇게 각종 과학 대회를 휩쓸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독서'를 강조하고 다양한 경험을 중요시하는 어머니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다. 김양을 꼬마 과학자로 만들어가는 어머니의 자녀 교육법을 들어봤다.
▲과학은 취미일 뿐
연수가 과학에 재능을 보이게 된 것은 2년 동안 계속했던 과학실험 방문수업 덕택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거리를 찾아주기 위해 이런저런 분야를 모두 접해보는 과정에서 과학적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것. 어머니 김정선(41)씨는 "아이가 상상력이 풍부하거나 이미지를 잘 떠올리는 편이 아니라서 눈으로 보고 직접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면 과학에 더 친근해질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수는 과학을 비롯한 대부분 과목을 개인교습 방식으로 배웠다. 김씨는 "연수가 조용히 혼자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컴퓨터와 영어는 집으로 가정교사가 방문하는 방식으로 공부하고 미술만 학원에 다닌다"며 "학교에서 공동체 생활은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만큼 또 다른 공동체인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
▲엄마는 독서지도사
김씨의 직업은 독서지도사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시작했던 것이 직업이 돼 버린 것. 학과 공부보다는 독서를 강조하는 어머니 덕택에 연수는 요즘 아이들과 달리 책에 푹 빠져 살고 있다.
'독서 편식은 음식 편식보다 더 해롭다'는 어머니의 철학 덕분에 문학, 인문, 과학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일주일에 4, 5권 이상의 책을 읽고 있는 것. 연수는 "종합학원에 다니지는 않지만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통해 전 과목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책을 읽다보면 교과서와 관련 있는 내용들도 많아 수업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 활동과 독서토론도 함께 해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씨는 "좋은 문장 베끼기, 생각할 거리 메모하기, 느낀 점 적어두기 등의 독서 후 활동과 독서 토론을 계속하고 있다"며 "과학전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는데도 이런 사고력과 발표력이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혼자 공부하는 습관
연수와 엄마는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조용하고 책임감 강한 연수의 성격에 맞게 엄마는 코치만을 해 줄 뿐 큰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동의(?)가 성립돼 있는 것. 엄마가 퇴근 후 20분 정도 연수와 "학교 숙제는 끝냈니? 책은 뭐 읽었어? 궁금한 것은 없었니?" 정도의 문답을 주고받는 것이 공부와 관련한 대화의 전부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도와주는 일 없이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는 습관이 들었다. 초등학교 들어 아무리 어려운 숙제가 있어도 엄마가 도와준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김씨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숙제라면 차라리 학교 가서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혼나라고 가르쳤다"며 "몇번을 그렇게 하고 나자 다른 아이들이 다 어려워하는 숙제도 혼자 어떻게든 해결해 가더라"고 비법을 털어놨다.
다만 이렇게 할 때는 아이의 성향을 올바로 파악하고 아이에게 알맞은 방법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김씨는 강조했다. 연수에게는 김씨의 이런 교육법이 딱 들어맞았지만 현재 3학년인 둘째와는 맞지 않아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 김씨는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교육법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무조건 엄마의 교육법만을 고집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 지난해 8월 전국 과학전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연수(용계초교 6)양. 김양이 과학분야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독특한 교육법 덕택이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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