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敗因은 경제 불안·安保 불안·言動 불안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사람을 놀라게 하는 데는 뭐가 있다. 4월 30일 밤, 집권 세력은 TV를 보는 국민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시쳇말로 '23대(對) 빵'의 재보선 전적은 "도대체 이럴 수가…" 하는 기막힘으로 시청자들을 슬프게 했다. 아니 '10조(兆)를 쏟아붓고도' 영천에서 진 집권당이라니….

본란은 지금 한나라당엔 관심이 없다. 국민의 관심은 한나라가 왜 이겼느냐가 아니라, 우리당이 왜 무참히 깨졌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6곳 단체장 7곳 등이면 말 그대로 미니 총선 격은 되는데, 선거 불법으로 당선 무효된 국회의원 5곳을 다 뺏겼다면 이건 집권당에 대한 명백한 심판이다.

많은 국민은, 특히 '한나라 싹쓸이'란 욕을 먹는 대구'경북의 유권자들 사이에서마저 "이제 영천 한 곳이라도 제발 가져가라"는 심정이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졌다. 결국 우리는 집권당의 패인을 노무현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그들이 2년 동안 빚어낸 경제 불안'안보 불안'개혁 불안'언동 불안의 후유증으로 읽는다. 한마디로 민심은 참여정부와 집권당 '국정 2년의 비생산성'에 등을 돌린 것이라고 읽는 것이 옳다는 말이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이 결과를 아전인수(我田引水)하고 오진(誤診)할까 본란은 걱정이다. 참패의 원인을 충청권 공천의 잘못, 박풍(朴風)의 과소 평가 정도로 돌리고 지도부 책임론과 합당론, 정동영'김근태 복귀론까지 들먹거리는 걸 보면 또 오진하는 모양이다. 걸핏하면 한나라당을 '반사적 이익 정당'이라고 비난하지만 반사적 이익을 자꾸 주는 쪽이 누구인가?

영천의 패배 또한 '지독한 지역주의' 탓이라 떠넘긴다면 그 또한 스캔들과 로맨스의 변명에 해당한다. 혹여 대구에 있을지도 모를 10월 재보선을 생각한다면 '당신들만의 정치'에 대한 성찰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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