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 돋보기-거중기

'수원 화성 2년 반 만에 완공…세계가 깜짝 놀라'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인 1796년에 신문이 나왔다면 아마도 이런 제목으로 수원 화성의 축성 소식을 알리지 않았을까. 성벽 둘레만 5.7km를 넘고 평균 높이도 5m 이상인 성곽을 이렇듯 짧은 시간에 완벽하게 만들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정약용이 새로 개발한 '거중기'의 활약 덕분이다. 거중기는 여러 개의 도르래를 이용하여 작은 힘으로 큰 물건을 들어 올리는 역학적 원리를 이용했다. 지금 쓰이는 기중기(크레인)나 엘리베이터, 케이블카 등은 모두 이 원리와 맞닿아 있다.

△핵심은 도르래와 얼레

거중기는 위아래에 8개의 도르래가 있고 좌우로는 북(실이 감긴 부분)과 고패(높은 곳에 물건을 올리고 내릴 때 걸치는 작은 바퀴나 고리) 및 십자궐(십자형의 말뚝)로 구성된 거(종이나 북 등을 거는 틀)로 되어 있다. 겹도르래의 좌우 끝으로부터 끈이 북과 고패에 연결되어 얼레를 돌리면 고패도 돌아 겹도르래가 무거운 짐을 올리게 된다.

거중기는 물체가 위아래로 움직이게 되어 있는 움직도르래를 사용했는데 움직도르래는 물체 무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힘으로 들어 올릴 수 있다. 반면 곤돌라, 국기게양대 등과 같이 힘의 방향만 바꿔 줄 때는 고정 도르래를 사용하며, 움직도르래와 고정도르래를 섞어 복합도르래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얼레는 줄을 잡아당겨 일의 동선이 길어지는 것을 막고 실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높이를 조정했을 것이다. 당시 최고 높이가 3.6m에 이르는 거중기는 성곽을 쌓아가면서 함께 위로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가벼운 나무로 만든 점도 눈에 띈다.

△ 모형 거중기 만들기

준비물: 도르래(10개), 쇠봉(2개), 못(20개), 실패(2개), 굵은 철사, 모루, 박스 테이프, 굵은 빨대(2개), 나무막대, 망치, 나무 톱

① (가)(나)(다)의 기본 뼈대를 만든다.

② 똑같이 하나를 더 만들어 (라)로 연결한다.

③ (마)는 스탠드 봉을 이용하여 설치한다.

④ (바)는 가벼운 쇠봉(셔터 고리봉)을 사용한다.

⑤ 도르래와 연결고리가 움직이지 않도록 봉에 박스 테이프를 붙인다.

⑥ 작동이 되는지 빨랫줄을 연결해 물체를 달아 본다.

송은경(와이즈만대구중부센터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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