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논술 강화…"우리가 마루타냐"

서울대가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논술위주 선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상위권 주요 대학들도 논술 강화 움직임을 보여 고교가 당혹해 하고 있다.

특히 2008학년 입시대상인 고교 1학년생들은 내신이 입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교육부 발표에 따라 학교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 이 같은 방안이 나오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가 지난달 29일 논술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혼란과 불만을 호소하는 고교생들의 글이 매일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은 "우리가 마루타냐", "89년생들은 2005 대입의 희생양인 86년생보다 더욱 불행한 실험용 모르모트", "내신 강화만 믿고 특목고 포기하고, 하위 학교 선택하고, 목숨까지 끊었는데" 등 극단적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1학기 중간고사를 막 끝냈거나 한참 치르고 있는 고교에서도 본고사 성격의 논술 변수 등장에 혼란스런 분위기다. 대구 ㄷ고 1학년 김 모(15)군은 "중간고사 공부를 하다가 서울대 발표를 들었는데 공부할 맛이 안 난다"며 "앞으로 학교 수업에 논술, 면접 준비에 입시 준비가 더 바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 관계자들은 교육부와 대학의 발표에 휘말리느라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다며 하루빨리 입시 제도를 확정해야 학습분위기가 잡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호원 경신고 교장은 "내신을 믿지 못하는 대학들이 논술 등 다른 전형요소를 강화하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교과 수업에 글쓰기와 토론을 강화하는 등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한갑수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 "예정대로라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2008학년도 전형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므로 올 1년은 학생, 교사 모두 정신없이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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