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국회의원 재선거는 여·야의 접전이 치열했던 만큼 개표 상황도 극적이었다.
지난 30일 영천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장은 전산 착오 등으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개표가 30여분가량이 지연됐다.
먼저 시내지역의 개표가 시작돼 상가 밀집지역인 남부동 제1,2 투표함이 열렸다.
결과는 1천113표 대1천48표, 열린우리당 정동윤 후보가 50.5%를 득표해 정희수 후보를 3%가량 앞섰다.
이어 개함된 아파트 밀집지 동부동 1,2,3투표함에서도 정동윤 후보가 55.3%, 정희수 후보가 43.7%를 득표했다.
열린우리당 정 후보 사무소에는 일제히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희상 당의장과 유시민·김부겸 의원 등 그동안 지원유세를 했던 열린우리당 지도부들은 '영천지역에서 천지개벽할 일이 생길 것'이란 호언장담이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갖기도 했다.
이어 계속된 시내지역 개표에서도 정동윤 후보가 여론 조사에서처럼 5% 우위를 지켰고, 농촌지역에서는 50대 50의 팽팽한 접전을 보이며, 박빙의 승리가 예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개표 1시간여가 지난 밤 9시30분쯤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의 고향인 신녕면이 개표되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여론조사의 한계였을까. 여론조사기관은 1천976명의 유권자를 가진 정희수 후보의 고향을 감안하지 않았다.
신녕면은 지금은 영천시에 소속된 면 단위지만 조선시대때 신녕현으로 불리며 오히려 영천의 시세를 앞지른 곳으로 항상 영천지역과 여론을 달리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영천시장 보궐 선거에서도 이 지역 출신인 무소속 박진규 후보가 한나라당 조규채 후보에게 개표 내내 뒤지다가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몰표가 쏟아지면서 역전 당선됐다.
신녕면에서는 정희수 후보가 72.6%를 득표, 이곳에서만 1천280여 표를 앞서 역전에 성공했다.
열린우리당과 정동윤 후보에게는 통한의 눈물이 쏟아지는 순간이었다.
신녕면에서 무승부까지는 안되더라도 47.3%나 되는 득표차를 조금만 좁혔어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
이 순간 정희수 후보 측의 함성이 터졌고, 경북지역 최초의 1석을 꿈꾸며 천지개벽을 바라던 열린우리당의 꿈은 산산이 깨졌다.
영천·이채수기자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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