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4·30 재·보궐 선거 압승은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선거였다. '박 다르크(박근혜 + 잔다르크)', '박 대표의, 박대표에 의한, 박 대표를 위한 선거'라는 말까지 한나라당 내에서 나왔다. 열린우리당 내에서조차 "한나라당 박 대표를 누를 대항마가 필요했다"며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장관 등 대권주자들의 당 조기복귀 주장이 제기될 정도이다.
박 대표는 영천 국회의원 재선거의 경우 종반까지 힘겨운 싸움을 벌이자 이 지역에 '올인', 결국 승부를 뒤집는 힘을 보였다. 박 대표는 13일 동안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가운데 6일을 영천에서 보냈고, 지방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불문율을 깨고 이틀 밤이나 묵는 '파격'까지 연출했다. 또 리(里) 단위까지 유세일정을 잡아 자동차로 릴레이 유세를 벌였고 손이 부르터 파스를 붙여야 할 정도로 유권자들과 많은 스킨십을 가졌다.
박 대표는 만약 질 경우 대권주자로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데도 영천 선거에 너무 '오버'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자신의 얼굴을 봐서라도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해달라면서 밀어붙였다.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은 1일 "마지막 날에 영천 시내지역이 안좋아 기진맥진한 박 대표를 무개차에 태웠다"면서 "박 대표가 지나가자 인근 미장원, 상점 등에서 유권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식사를 하다가 나왔는지 음식을 우물우물 씹으면서 박 대표를 맞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1일 새벽까지 이어진 축하파티에서도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박 대표의 당내 입지가 더할 수 없이 강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적어도 내년 5월 말 지방선거까지는 박 대표의 위상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당내 대권경쟁에서도 박 대표가 이번 재·보선 승리로 인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그러나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수많은 전투(재·보선)에서 이기고도 전쟁(대선)에서는 패장이 됐던 만큼 박 대표도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자신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란 지적도 많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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