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의 '기대주' 문현정(삼성생명)이 제48회 세계선수권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세계 2위 왕난(중국)을 제압하는 '녹색테이블의 기적'을 연출했고 대표팀 '맏형' 오상은(KT&G)도 단식 16강에 올랐다.
세계 52위 문현정은 3일 중국 상하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단식 32강에서 왕난과 풀세트 접전 끝에 짜릿한 4-3(14-12 4-11 11-6 5-11 14-12 12-14 11-8)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이로써 문현정은 네덜란드의 리지아오와 8강행 티켓을 다툰다.
실업 3년차로 이번 대회가 세계선수권 데뷔 무대인 문현정은 세계선수권 2연패에 빛나는 옛 '탁구여왕' 왕난의 적수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왕난은 '탁구마녀' 덩야핑으로부터 권좌를 물려받은 지난 98년 방콕아시안게임 전관왕을 시작으로 99년 세계선수권과 2000시드니올림픽 각 2관왕, 2001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3관왕,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 전관왕(단식.복식.혼합복식)에 올라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 1위 장이닝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던 실력자.
그러나 지난해 국내 SBS챔피언전 단식 정상에 오른 뒤 지난 2월 대표 선발전 관문을 뚫고 태극마크를 단 문현정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왕난의 아성을 허물었다.
1세트를 듀스 대결 끝에 따내 기선을 잡은 오른손 펜홀더 문현정은 왼손 셰이크핸드 왕난의 노련한 플레이와 구석을 찌르는 강한 스매싱에 기습을 허용하며 2세트를 내줬다.
3, 4세트와 듀스 접전이 펼쳐진 5, 6세트를 주고 받는 숨막히는 대결 끝에 최종 7세트로 승부를 미룬 문현정은 초반 강공으로 밀어붙인 왕난의 기세에 눌려 1점차로 끌려갔으나 상대 대각선을 찌르는 강한 스매싱으로 4-4 동점을 만들고 8-6 리드에선 때린 공이 상대 테이블 모서리를 맞고 떨어지는 행운까지 겹쳐 3점차 승기를 잡았다.
왕난은 10-7에서 한점을 뽑으며 반격을 나섰지만 문현정은 강한 드라이브를 날렸고 왕난이 리시브한 공이 네트에 걸려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열린 남자단식 32강에서도 오른손 셰이크핸드 오상은이 알렉세이 스미로프(러시아)에 먼저 1,2,3세트를 내주고도 파상공세를 펼쳐 승부를 7세트로 몰고간 뒤 결국 4-3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합류했다.
오상은은 '백전노장' 얀 오베 발트너(스웨덴)를 4-0으로 완파한 올해 유럽선수권 챔피언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세계 4위)와 8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그러나 한국의 남녀 간판 유승민과 김경아(대한항공)는 남자복식 8강과 여자단식 32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때 만리장성을 허물고 단식 금메달 쾌거를 이뤘던 유승민은 이정우(농심삼다수)와 짝을 이룬 남자복식 8강전에서 중국의 왕리친-얀센조에 1-4(13-11 4-11 12-14 3-11 5-11)로 역전패했다.
전날 단식 64강 탈락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유승민은 혼합복식 16강행 좌절에 이어 남자복식에서도 8강 탈락, 올림픽 챔피언의 체면을 구겼다.
아테네올림픽 여자단식 동메달리스트 김경아도 단식 32강 상대 송아심(홍콩)에 2-4로 덜미를 잡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북한의 여자 에이스 김향미는 장루이(홍콩)를 4-3으로 꺾어 아테네올림픽 단식 결승 패배를 안겼던 세계 1위 장이닝(중국)을 상대로 16강에서 설욕에 나선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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