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인들, 욕심 많다는 말이 많죠. 사실 수년간 도움을 받아온 것은 맞지만 실상 큰 돈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고용 창출과 지역경기 회복을 위해 대구는 섬유를 포기해선 안 됩니다.
"
이달 초 대구경북섬유업계 수장(首長)으로 뽑힌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안도상(68) 회장을 지난달 29일 자신이 경영하는 (주)달성견직에서 만났다.
그는 섬유인들에 대한 주위의 질시에 대해 우선 해명했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위해 섬유가 해온 역할을 볼 때 지원은 미비하다는 것이다.
"실제 밀라노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은 융자를 제외하곤 5년 동안 2천억 원밖에 되지 않아요. 섬유는 순수하게 매년 100억 달러 이상씩 흑자를 기록해 왔는데 반해 반도체, IT 등 소위 첨단산업은 대부분 부품을 수입하지 않습니까?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국가 중 어느 한 곳도 섬유를 포기한 곳은 없습니다.
"
그동안 섬유인들이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이 부족했다는 반성도 잊지 않았다.
그는 90년대 초반 견직물조합(현 섬유직물조합) 이사장 시절 산업합리화 지정을 연장한 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구조조정을 늦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섬유업계는 만들면 컨테이너로 실어나르기 바빠서 '질(質)'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자금력이 풍부했던 그때 품질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뒤늦게 깨닫고 시작한 밀라노프로젝트마저 관(官) 주도로 흐르면서 정치논리에 좌우되고 말았죠."
섬유인들이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 안 회장은 "실력 있는 젊은 경영자들이 하나둘씩 커가고 있어 앞으로 전망이 밝다"며 "이미 마련된 인프라로 기술 개발에 힘쓰면 분명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또한, 섬유 원로로서 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 회장은 요즘 '비빔밥' 얘기를 자주 꺼낸다.
협회 내 단체들을 비빔밥처럼 잘 섞이게 결집시켜 다시 한번 지역섬유를 부활시키려는 그의 바람이 담겨 있다.
1961년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이사, 대한직물공업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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