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은 어버이날. 이젠 부모님을 챙겨야 할 차례다. 부모님이 행복해 하고 즐길 수 있는 뭔가 없을까. 온천으로 모시기엔 날씨가 너무 덥다. 전남 남원이 어떨까. 마침 남원에서 춘향제를 비롯해 허브엑스포, 그리고 철쭉제가 열리고 있다. 주름지고 검버섯 핀 부모님 손 꼭 잡고 남원 나들이 한번 다녀오는 것이 효도가 될 듯 하다.
◇광한루원
남원시 도시 발전 방향의 키워드는 '사랑'이다. 따라서 남원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시설물이 많다. 그 대표적인 시설이 바로 광한루원이다. 광한루원은 전설 속의 이상향을 그려 놓은 넓은 정원 같은 곳. 춘향전의 무대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현재 광한루원에는 광한루를 비롯해 춘향사당, 춘향관, 오작교, 영주각, 완월정, 월매집 등이 서로 어우러져 광한루원의 아름다움과 역사적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완월정은 지상인이 달나라를 즐기기 위한 것으로 달을 맞아할 수 있도록 동쪽을 향하고 있으며 4일부터 펼쳐지는 '춘향제'의 주요 무대가 되고 있다.
춘향관에는 열녀 춘향의 얼과 정절을 기리기 위해 춘향의 일대기와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서화류, 장신구류 등을 전시하고 있다. 월매집에는 춘향과 이도령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과 행랑채를 재현해 놓았다. 또한 그 당시 민가에서 사용했던 등잔, 사기그릇, 벼루, 경대, 반다지 등 생활도구들을 진열하고 닭장과 장독대를 설치하는 등 춘향전의 시대배경이 되었던 조선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춘향관을 나서며 "내 청춘을 돌려다오"라는 할머니와 월매집 들어서며 "월매, 어디 갔나?"하는 할아버지의 엇갈린 반응이 재미있다.
◇춘향테마파크
광한루원 다리 건너편에 있다. 총 5개의 테마로 구성된 공원으로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촬영세트장을 비롯해 만남의 장, 맹약의 장, 축제의 장 등 춘향전을 테마별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동헌.관아.감옥.월매집 등 고증을 거쳐 지은 조선 중기 건물들에서 춘향전 내용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특히 영화세트장에는 춘향과 몽룡이 첫날밤을 보낸 부용당과 월매집, 공방, 관광객이 직접 붓글씨를 쓸 수 있는 글방 등이 있다.
테마파크 들머리는 대나무 숲 우거진 돌계단이지만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노약자도 오를 수 있도록 돼 있다. 낮보다 조명으로 불을 밝힌 밤이 더 좋다고 한다.
또 테마파크 단지 내에는 남원향토박물관이 있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남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남원의 민속, 향토, 농경 생활문화를 종합적으로 구성한 민속마당과 기획전시실, 남원에서 출토된 유물,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기증한 유물 등이 전시돼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춘향제와 세계허브산업엑스포, 그리고 철쭉제
춘향제가 4일부터 8일까지 광한루원과 요천 특설무대, 춘향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한결같은 사랑, 아름다운 사랑'을 주제로 펼쳐진다. 주요행사로는 전통혼례식과 춘향선발대회, 민속씨름대회, 춘향국악대전, 전국시조경창대회 등이 열리며 천연 염색체험과 짚.풀 공예, 한지체험, 연, 도예, 미꾸라지잡기 등 체험행사가 이어진다.
또 한복패션쇼와 방자 편지 이어달리기, 사랑의 영화제, 베스트 사랑커플 선발, 지리산 사진전 등은 기획돼 있다. 문의: 063)631-1921(춘향제전위원회)
춘향제와 함께 남원세계허브산업엑스포도 춘향테마파크 사랑의 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동서양 허브의 만남'을 주제로 열리는 허브엑스포는 허브꽃씨 나눠주기를 비롯해 허브 압화 만들기, 허브요리강습, 토피어리제작, 아로마테라피 등 자연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건강한 삶과 아름다움에 대한 행사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허브를 원료로 한 비누와 향수, 허브 차, 화장품 등 각종 허브상품도 선보인다. 문의: 063)635-9272. 이와 함께 제11회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도 8일 지리산 바래봉 기슭에서 열린다.
◇ 혼불문학관
아이들과 함께라면 '혼불문학관'도 들를만 하다. 남원 IC에서 전주 방향 17번 국도를 탄 뒤 춘향터널과 오리정을 지나 사매면에서 왼쪽 서도리 표지판을 따라 죄회전 해 4km 남짓가면 문학관이 나온다. 소설 '혼불'은 작가 고 최명희가 1980년 4월부터 1996년 12월까지 17년 동안 혼신을 바친 대하소설.
혼불문학관은 소설의 내용을 형상화한 디오라마와 작가의 유품들을 전시하여 소설 혼불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주위엔 소설의 주무대인 종가를 비롯해 노봉서원, 청오저수지 등이 있다.
현재 최명희 선생 추모 '혼불 시집' 발간을 위한 시 현상 공모를 하고 있다. 분야는 시. 응모기간은 7월 31일까지이며 기성작가는 응모할 수 없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honbul.go.kr)나 전화(063-632-5059)로 문의하면 된다.
◇ 맛집
남원엔 추어탕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많다. 그중 부산집(063-632-7823)과 새집추어탕(063-625-2443)이 유명하다. 국산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무시래기와 들깨를 듬뿍 넣고 끓인다. 부산집은 얼큰한 맛이, 새집은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이밖에 돌판에 미꾸라지와 갖은 버섯, 파, 계란 등을 섞어 익혀 술안주로 먹는 숙회와 전골, 튀김 등이 있다.
◇ 가는 길
가는 길은 88고속도로뿐이다. 승용차로 2시간 쯤이면 남원IC에 도착한다. 남원시내는 그리 크지 않다. 또 표지판이 잘돼 있어 광한루원과 춘향테마파크를 찾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혼불문학관을 먼저 들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사진=박순국편집위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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