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은 제1회 '입양인의 날'. 한 가족(1)이 한 아동(1)을 입양해 새로운 가족(1+1)으로 거듭나자는 뜻으로 정했다. 그럴 정도로 우리의 입양 현실은 아직 멀었다.
◇'내 핏줄' 중시 여전
"외도를 해 데려온 아이는 호적에 올릴지언정 입양한 아이는 내 핏줄로 봐 주지 않더군요." 지난해 생후 1개월 된 여자아기를 입양한 김모(41)씨.
불임으로 고통받던 김씨 부부는 입양 후 한동안 심한 속앓이를 했다고 털어놨다. 자신은 생각이 바뀌었지만 친척, 이웃의 시선은 부담스럽더란 얘기다. 김씨 고백처럼 우리나라 입양 현실은 여전히 차갑다. 가계불황 여파로 입양은 줄고 있고 특히 장애아동 기피현상은 심각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내·외 입양아 수는 국내 1천641명, 해외 2천258명으로 2001년 1천770명, 2천436명에 비해 국내는 줄었고 해외는 늘었다. 특히 장애아동 입양은 지난해 경우 해외 705명, 국내는 7명이 고작이었다.
동방사회복지회 김해경 국내입양부장은 "입양부모는 30대 후반~40대 중반 불임부부들이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연간 입양아 1천200여 명 중 국내입양은 400여 명 정도"라고 말했다. 공개입양을 기피, 입양사실을 숨기거나 입양 후 안내기관과의 연락을 끊어버리는 일도 상당수라는 것. 수 개월간 임신한 것처럼 복대를 착용하는 입양부모도 있을 정도로 입양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대한사회복지회 박미향 사무국장은 "대구는 더욱 심하다"고 했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대구아동복지센터(구 대성원)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2000년 107명의 아동을 입양 알선했지만 지난해는 61명에 그쳤다.
(사)한국입양홍보회(mpak.org) 한연희 회장은 국내 보육시설에 1만9천여 명의 아이들이 맡겨져 있지만 이 중 입양자 수는 극소수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월 50여 건이던 입양 상담횟수가 올 들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700여 입양부모들이 친목을 다지는 이곳에 참여하는 대구의 가정은 10곳뿐이다.
◇부족한 지원
현재 관련법규는 입양부모에게 '적당한 재산과 교양 이외'에 특별한 자격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입양부모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전무한 형편이다. "아동을 일시보호하고 있는 시설과 부모를 자처한 입양부모에게 동일한 지원은 무리"라는 견해도 있으나 사교육비 부담, 가계 불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현실적인 지원이 입양활성화에 절실하다는 입장이 많다.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사무소 김은나 과장은 "월 70~80만 원에 달하는 양육부담 때문에 젖먹이보다 서너 살짜리 아이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는 입양 후 3년간 매월 10만 원을 지급하는 인천이 유일한 지원 사례"라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국내 입양기관 연락처
동방사회복지회 053)755-1077
대한사회복지회 대구아동복지센터 053)756-1394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사무소 053)756-0183
한국입양홍보회 02)503-8301~2
***입양 통계 추이(보건복지부 자료)
2004년:국내 1천641명, 해외 2천258명
2003년:국내 1천564명, 해외 2천287명
2002년:국내 1천694명, 해외 2천365명
2001년:국내 1천770명, 해외 2천436명
2000년:국내 1천668명, 해외 1천72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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