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척자 정신 필요"…농민운동가 이상혁씨

"내가 짓는 농산물이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농민 스스로 고민해야 합니다"

자신이 생산한 각종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연중 배달해주는 '농산물 소비자 회원제' 를 도입한 이상혁(41·김천시 부항면 신옥리)씨.

이씨는 올초 다음(www.daum.net) 사이트에 '본향(本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카페를 개설, 회원들에게 자신이 생산한 땅두릅·자색 양파·자주 감자·검은 콩·옥수수·고구마 등 6가지 친환경 농산물을 집까지 직접 배달해 주고 있다. 한두번식 농산물을 받아본 회원들은 "회비에 비해 너무 많이 주는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며 환영일색.

고교 졸업후 줄곧 고향을 지키며 4천평 규모로 농사를 짓는 이씨는 농민운동가다. 김천시 농민회 선전부장, 농업경영인회 부항면 회장 등을 맡은 그는 농민과 관련한 각종 집회때마다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본다.

"유통과정을 줄여 개인이익을 챙기자는 생각보다는 농산물 유통에 이런 방식이 있다는 것을 농민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소비자들에게 우리 농산물, 농민사랑의 마음을 키워보자는 뜻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죠."

이씨는 "이 방식이 자리만 잡으면 농산물 판로가 해결돼 농민은 열심히 농삿일에만 전념하면 되는 장점이 있다"며 "일본의 경우 은퇴 농민들이 이 방식으로 농사를 짓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로도 있다. 들쭉날쭉한 농산물 가격과 수지타산 맞추기가 힘든 배달이 걸림돌. 같은 양의 농산물을 주더라도 시세가 좋을때는 괜찮지만 폭락할땐 회원들에게 미안함이 앞선다는것.

그는 앞으로 회원을 100명 정도로 늘리고 많은 헤택을 주기 위해 야생화, 산채 등 2개 작물을 더 재배할 계획이다. 이씨는 "잘못된 농정을 바로 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농민 스스로 자신의 장단점을 살려 경쟁력 갖추기에 고민하는 개척자 정신이 절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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