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월 ○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 신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대통령, 경북도지사, 대구광역시장, 포항시장을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장과 시·도민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영일만 신항 1단계 공사 준공식 및 컨테이너 화물선 처녀 출항식이 열렸다.
지난 1996년 말 공사를 시작한 이후 13년 만에 대구·경북의 새 관문이 준공돼 환동해안 시대가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각종 전자·금속제품을 가득 실은 채 힘찬 뱃고동을 울리며 첫 수출길에 나선 컨테이너 전용 화물선(2만t급)을 바라보던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마음 속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참석자들은 특히 10선석 부두 가운데에서도 컨테이너 전용(4선석) 부두에 더욱 남다른 애정을 느꼈다.
민간 투자사업자 선정에서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경제적 파급 효과
4년 후 있을 영일만 신항 1단계 공사 준공식을 상상해보았지만 컨테이너 부두는 일반 부두 6선석과 함께 대구와 경북을 하나로 묶어 포항을 환태평양시대 동북아 해상물류 중심지로 자리 잡게 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기공식을 가진 컨테이너 부두(접안길이 1천km, 폭 600m)는 총 3천316억 원을 투입, 30만 평 규모인 컨테이너 야적장과 함께 오는 2009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전체 공사비 중 민간사업자이자 시행사인 포항영일신항만(주)이 자기자본 689억 원을 투자하고 대구은행 등 금융권 차입금 1천279억 원과 정부지원금 1천348억 원도 함께 투입된다.
또 포항시와 경북도도 자기자본 689억 원의 10%인 68억9천만 원씩을 각각 투자, 주주로 참여했으며 나머지는 시공 주간사인 대림산업(22.4%)을 비롯해 코오롱건설(13.6%), 현대산업개발(12%), 한라건설(12%) 등 6개 사가 공동 출자했다.
컨테이너 부두 운영권은 준공 후 50년간 포항영일신항만(주)이 갖는다.
동해안 유일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영일만 신항 컨테이너 부두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컨테이너 부두는 준공 후 50년간 7천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여 명의 고용 창출, 3만여 명의 인구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의 경우 68억9천만 원을 출자할 경우 자기자본 기대 수익률(ROE)이 12.4%로 명목적 배당수입 예상액이 50년간 3천652억 원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손에 쥐는 이익만 투자액보다 훨씬 많은 셈이다.
아울러 신항 컨테이너 부두가 완공되면 현재 연간 91만8천 TEU 중 87만6천 TEU가 부산항으로 가고 있는 대구·경북 수출물량 상당수가 이곳을 통해 수출될 예정이어서 물류비 절감효과도 크다.
현재 영남권 컨테이너 부두는 부산항이 50선석, 울산항이 1선석이다.
■향후 건설 일정
지난 96년부터 건설되고 있는 영일만 신항은 총 1조7천277억 원(민자 3천316억 원 포함)이 투입돼 최대 3만t급 선박 16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16선석 규모이다.
이 가운데 2009년까지 컨테이너 4선석과 일반 부두 6선석이 우선 완공되며 2단계 6선석(정부 일반 부두 2선석, 민자 4선석)은 2011년까지 건설된다.
현재 물량장과 어항시설인 방파제는 이미 완공됐고 북방파제가 9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급유선, 청소선 등이 접안할 수 있는 역무선 부두도 올해 안에 완공 예정이다.
영일만 신항이 모두 완공될 경우 연간 1천400만t(컨테이너 43만 TEU포함)의 화물을 처리하는 명실상부한 동해안 최대의 항구로 부상하게 된다.
하지만, 영일만 신항이 동북아시대 허브항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당초 계획대로 24선석으로 건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당초 영일만 신항을 '중점투자 대상항'으로 지정해 24선석 규모로 건설키로 했으나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10월 '지속투자 대상항'으로 계획을 바꿔 16선석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영일만 신항의 물동량 조사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영일만 신항의 물동량이 해양수산부가 추정한 50만8천TEU를 훨씬 웃도는 만큼 '중점투자 대상항'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환동해 물류중심 도시, 포항
지난해 12월과 올 초 개통한 대구~포항 고속도로와 포항철강공단~건천IC 산업도로는 포항과 대구는 물론 구미 등 경북 내륙을 하나의 산업벨트로 묶는 계기가 됐다.
더욱이 동해 남부선 철도 복선화 및 동해중부선 부설, 포항~울산 고속도로, 동해안 7번국도, 포항국도 대체우회도로 등이 건설될 경우 포항은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사통팔달의 교통·물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 확실하다.
여기에다 영일만 신항 배후에는 180만 평 규모의 부품 및 소재 공장, 항만 물류지원 기지 등 산업단지와 기업도시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착공된 현대중공업 블록공장(3만 평)은 올해 하반기 가동을 시작하게 되며 앞으로 27만 평을 추가로 확장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영일만 신항과 배후단지는 싱가포르나 중국 상하이의 푸둥지역과 같은 사람과 화물, 정보가 모이는 환동해권 종합물류기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는 2009년이면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대구의 섬유, 구미의 전기·전자·반도체, 경북 북부의 농산물, 경북 동해안의 수산물 등 각종 수출품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선이 영일만 신항을 출발해 일본, 중국, 미국 등 오대양 육대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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