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산객들 마구잡이 산나물 채취

마구잡이식 야생식물 채취로 산이 신음하고 있다.최근 영덕과 청송 등 경북 동해안 시·군 산에는 고사리와 더덕, 도라지, 두릅 등 산나물을 채취하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덕군의 경우 지품면과 달산·창수면 등 비교적 산나물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요즘 아침부터 산을 오르는 외지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5명씩 조를 이룬 이들은 산을 훑다시피하는데 대부분 등산용 톱과 삽으로 산을 파헤치거나 나무를 잘라내고 있다. 이로 인해 송이산 산주들은 이들을 막기 위해 산을 지키고 있으며,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달산면의 김모(51)씨는 "몇년 전 장뇌삼 씨앗을 산 이곳저곳에 뿌려 한창 크고 있는데 최근 산나물을 채취하려는 입산자들이 산을 망쳐놨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외지인의 무분별한 산나물 채취가 기승을 부리기는 주왕산도 마찬가지.

주왕산관리사무소는 오는 6월 말까지 국립공원 구역내 청송읍 월외2리 속칭 너구댕댕이 마을과 부동면 이전리 절골 등에 경찰관 20명과 공익근무요원 2명으로 단속반을 편성, 허가없이 산나물·희귀식물을 채취하거나 서식환경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또한 관광버스 등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고 약제상 및 점포 등에 대한 불시 점검을 통해 야생식물 불법 유통행위를 차단키로 했다.

주왕산관리사무소 신창호 계장은 "최근 일부 관광업체 등이 주왕산의 산나물을 채취한다며 관광객을 모집하는 등 야생식물 불법 채취가 성행해 집중 단속을 벌이게 됐다"며 "적발되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고 밝혔다.

영양군 일월면 일월산, 석보면 삼의계곡 일대에서도 외지인들이 각종 산나물을 뿌리째 뽑아가는 사례가 빈번하다.주말과 휴일에는 관광버스까지 동원해 수십 명씩 몰려다니며 산나물을 싹쓸이하는 것은 물론이고 농민들이 심어놓은 엄나무(일명 개두릅)와 두릅나무, 더덕 등을 캐가고 있다.

농민 곽규섭(51·영양읍)씨는 "밭 2천여 평에 2년 전에 600그루의 엄나무를 심었으나 최근 외지에서 몰려와 엄나무 순(잎)과 나무를 무자비하게 뽑아갔다"고 말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