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11시 대구 동구 능성동 50사단 예비군 훈련장에는 군가 대신 결혼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화사한 면사포를 쓴 5월의 신부를 맞는 7명의 신랑들은 마음 속에 담아뒀던 죄책감을 풀어버리는 듯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7쌍의 부부는 함께 살면서 아이까지 두고 있지만 정식 혼례를 치르지 못한 20대의 군 장병 부부들. 육군 50사단이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병영 결혼식을 마련했다.
행사를 준비한 군 관계자들은 술, 담배를 줄여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보탰고 웨딩숍, 이벤트사, 호텔, 여행사 등도 폐백과 피로연, 신혼여행 비용까지 지원했다.
결혼식은 사단 군악대의 군악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가운데 동료 장병의 예도(禮刀)와 하객들의 축하 속에 신랑·신부를 태운 7대의 무개차가 식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이들의 새로운 삶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 하객을 포함해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 등 주요기관 단체장 등 1천500여 명이 참석, 이들의 백년가약을 축하해줬다.
이상길 병장은 "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을 마련해준 분들께 감사하며 군인으로서의 임무는 물론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501여단 이윤규 부대장(51·대령)은 "병사들이 자신이 처한 환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즐거운 군 생활과 함께 전역 후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군은 이번 병영 결혼식을 인연으로 이들에게 후원자가 되기로 하고 전역 후 취업알선 등을 약속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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