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이선수] 삼성 내야수 김재걸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재걸이 선동열 감독을 만나 '제2의 야구 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유격수 백업 요원으로 간간이 출장하던 김재걸은 올 시즌 선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선발로 나오면서 농익은 수비 실력은 물론 타율 0.321의 놀라운 타격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단국대 시절 국가대표 유격수로 이름을 날리던 김재걸은 지난 94년 아마추어 현대 피닉스와의 이중계약 파문까지 겪으면서 어렵게 삼성에 둥지를 틀었다. 데뷔 첫 해인 95년 타율 0.249를 기록했던 김재걸은 그러나 97년에는 0.176까지 타율이 떨어졌고 통산 타율이 0.230에 불과해 늘 반쪽선수라는 오명이 따라 다녔다. 이 때문에 출장 횟수도 급격히 줄어 96년 40개까지 기록했던 도루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특히 힘있는 타자를 선호했던 김응용 감독 시절 175cm, 68kg의 왜소한 체격 때문에 유격수 백업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난 겨울 전지 훈련 동안 한대화 수석코치로부터 혹독한 배팅 훈련을 받은 이후 새롭게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지난달 22일 한화전에서는 4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이후 반짝 상승세쯤으로 여겼던 주변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매 경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선 감독은 붙박이 2번 타자 박종호가 부진하면 팀 배팅이 좋은 김재걸을 2번으로 투입해 재미를 보고 있다. 이런 활약 덕분에 부상중인 박진만을 능가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김재걸은 "예전에는 안타를 못 치면 팀에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요즘은 야구할 맛이 난다"며 "사인이 안 나와도 지금은 혼자서 상황을 판단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김재걸은 재능이 있었던 선수"라며 "박진만이 복귀하더라도 꾸준히 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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