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화재, 프로배구 원년 챔프 등극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대망의 프로배구 원년 챔피언에 등극했다. 여자부에서는 KT&G가 창단 첫 리그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삼성화재는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2005 KT&G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월드스타' 김세진(29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마당쇠' 장영기(22점)와 '무서운 아이' 박철우(21점)가 분전한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3-1(25-21 24-26 25-23 26-24)로 눌렀다.

삼성화재는 이로써 5전3선승제의 챔프전에서 3승(1패) 고지에 선착, 감격의 원년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세트득실율에서 간발의 차로 현대캐피탈에 밀려 정규리그 2위를 차지,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에 진출한 삼성화재는 진정한 원년 정상을 가리는 챔프전 우승으로 프로배구 전신인 겨울리그 8연패를 포함, 남자배구에 전무후무한 리그 9연패를 달성했다.

홈에서 우승 축포를 터트리려는 삼성화재에 경기를 5차전까지 끌고 가려는 현대캐피탈이 팽팽하게 맞서며 끝까지 승패를 점칠 수 없는 명승부가 벌어진 한판이었다.

챔프전 내내 첫 세트에서 듀스 접전을 벌인 양팀이었지만 이날은 김세진이 상대 머리 위에서 과감한 스파이크를 잇따라 폭발시키며 삼성화재가 쉽사리 기선을 제압했다.

레프트에서 장영기가 분전했지만 주포 후인정(4점)이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부진, 첫 세트를 허무하게 내 준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 후인정 대신 신예 박철우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 중반 신진식(15점)과 신선호(11점)에게 뚫리며 13-16으로 끌려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듯 싶었지만 중반부터 박철우가 돌고래처럼 솟아올라 탄력 넘치는 스파이크로 상대 코트를 맹폭해 순식간에 점수를 좁혔다.

장영기의 레프트 공격으로 23-23 동점을 만든 현대캐피탈은 장병철(7점)의 공격을 막지 못해 세트포인트로 몰렸지만 윤봉우(4점)의 속공으로 듀스를 만들고 장병철의 공격 아웃, 윤봉우의 가로막기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에서는 김세진과 박철우가 라이트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며 한 점 승부가 계속됐으나 마지막 23-23에서 김세진의 스파이크가 코트에 꽂치고 박철우의 회심의 공격은 라인을 벗어나며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기세가 오른 삼성화재는 4세트 7-8에서 김상우(12점)가 상대 공격을 연달아 2개 가로막으며 경기를 뒤집었으나 마지막 세트에 몰린 현대캐피탈도 단신(188㎝) 핸디캡을 딛고 블로킹을 4개나 잡아낸 장영기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끝까지 시소 게임을 이어갔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24-24 듀스에서 이날의 히어로 김세진이 스파이크 두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약 80일에 걸친 프로배구 원년 대장정에 화려하게 마침표를 찍었고, 동시에 챔피언 등극을 알리는 축포가 경기장 양쪽에서 터져나왔다.

장영기는 4세트에서 경이적인 공격 성공율 100%를 기록하며 무려 10점을 혼자 올렸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전성기 못지 않은 타점 높은 강타로 펄펄 날며 팀의 우승을 견인한 김세진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18표 가운데 16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고, 삼성화재는 우승 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창단 첫 리그 우승을 노리는 공사 라이벌끼리 맞붙은 여자부 챔프전 4차전에서는 KT&G가 최광희(19점)-임효숙(22점) 레프트 듀오를 앞세워 국가대표가 즐비한 도로공사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3-0(25-11 25-15 25-16) 완승을 거뒀다.

KT&G는 이로써 챔프전적 3승(1패)로 창단 첫 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벼랑 끝에 몰린 도로공사가 거센 반격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서브에이스 를 무려 6개나 허용하는 조직력 난조로 이렇다할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자멸했다.

최광희의 거침없는 공격에 지정희의 중앙 속공이 가세해 첫 세트를 쉽사리 따낸 KT&G는 2세트 15-9에서 이현정이 서브에이스를 3개 연속 성공시키며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갔다.

KT&G는 3세트에서는 챔프전 들어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임효숙이 무려 10점을 혼자 쓸어담으며 1시간10여분만에 경기에 마침표를 찍고 우승 상금 5천만원을 손에 쥐었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며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딛고 우승에 맺힌 한을 푼 '맏언니' 최광희는 기자단 투표 총 17표 가운데 12표를 득표해 여자부 MVP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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