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요즘 울진에 공무원이 있습니까?"

최근 울진군에서는 공무원들의 업무태만과 느슨한 기강 때문에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요즘 울진에 공무원들이 있느냐?"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

지난 4일 오후 울진군 기성면 구산리 7번 국도에서는 주민이 몰던 1t 화물트럭이 도로 가에서 꽃길조성 작업을 하던 인부들을 치어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조사 결과 사고 당시 작업현장을 관리하고 통행차량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업무를 맡은 면사무소의 별도 직원(신호수)이 자리를 비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9일 기성면 척산리 기성시장 제설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굴삭기 사고도 마찬가지. 면사무소 측이 신호수도 없이 굴삭기로 제설작업을 강행하다 주민을 치어 숨지게 한 것이다. 행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이뿐만 아니라는 분위기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원전의 사고'고장 등 운영 정보를 주민들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해 울진군청 민원실에 설치해 놓은 정보 검색기가 며칠째 고장이 났는데도 관계 공무원들은 이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또 크고 작은 공사현장에서 각종 안전시설이나 공해 발생 저감 시설들을 제대로 가동시키지 않고 공사가 강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의 단속은 미치지 않고 있다. 건설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다.

이것 말고도 울진군에서는 음주운전 혐의 등으로 기관 통보된 공무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음지에서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들이 대다수이지만, 일부 책임의식 없는 공무원 때문에 울진군 공직자 전체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공직에 첫 발을 내디딜 때 선언하는 '공무원 윤리 헌장'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주민들 눈에 자신들이 어떤 모습으로 비처질까 뒤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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