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떼내도 매일 붙이니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북구 읍내동 한 아파트에 사는 주부 정모(37)씨는 매일 현관문 앞에 붙어 있는 광고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일 3, 4장을 떼어내는 게 일상사가 됐다. 테이프로 붙여둔 것이나 접착력이 강한 스티커 광고물은 떼내기도 버겁다. 현관문은 광고물을 떼낸 흔적들로 곳곳에 얼룩이 졌다.
정씨는 "2중 3중으로 마구 붙여 놓아 흉물스럽다"며 "게다가 집에 혼자 있는데 갑자기 문틈으로 뭔가 들어와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7일 오후 3시쯤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8층의 복도식 통로를 따라 현관문마다 3, 4개씩의 불법 광고물들이 붙어 있었다. 일부 현관문에는 떼다 만 스티커 광고물들이 흉하게 붙어 있기도 했다. 대부분은 치킨, 피자, 중국음식점의 메뉴를 알리는 안내 광고물들.
광고물이 주위환경을 해치고 있는데다 며칠씩 떼어내지 않을 경우 수북이 쌓여 외출 중임을 알리는 신호가 돼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불법 광고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 마련도 쉽지 않다.
주부 손모(34)씨는 "경비실에 수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갈수록 광고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집을 오래 비울 경우 옆집에 광고물을 떼어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김모(29·여)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문을 열고 있을 때가 많은데 광고물을 붙이는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거려 걱정된다"고 말했다.그러나 사실상 행정적 단속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구청의 경우 옥내 광고물에 대한 단속권 자체가 없고 경찰에 적발될 경우 경범죄 처분을 받지만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비원 김모씨는 "잠시 자리를 비울 때나, 배달을 왔다며 올라가기 때문에 이들을 막기 힘들다"고 했다. 때문에 자체 단속에 나서는 아파트도 있지만 대부분은 경고 문구가 쓰여진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형편이다.구청 관계자는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높은 홍보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무차별적으로 광고물이 배포되고 있다"며 "합법적인 홍보수단을 이용한 광고 활동이 펼쳐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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