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르빌은 비옥한 초생달지구로 불리는 곳으로 '두 강 사이의 땅'이라는 의미의 메소포타미아의 북부에 속한다
메소포타미아에는 일찍이 도시국가가 기원전 3500년경의 우륵(Uruk)시기에 나타났다.
그런데 도시국가가 출현하여 번성하기 위해서는 물자를 생산하여 분배할 수 있는 통치 집단과 다양한 물자를 생산할 수 있는 수공예전문가집단 등이 필요하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농민들이 도시주변의 농지에서 식량을 생산하여야 한다.
기원전 1900년에서 기원전 1600년경 존재했던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바빌로니아는 하루를 2시간씩 12단위로 나누고 매 단위는 120분으로 하는 시간개념이 있었는데 이것은 현대의 시간계산과 하루를 측정하는 데 기초가 되었다.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바빌로니아시대 사람들은 태음력 달력이 있었고 윤달 개념을 사용하였다.
또 그들은 60을 계산단위로 사용하는 이점을 알고 있었고 물시계를 세계 최초로 발명하였다.
그들은 도량형도 개발하여 사용하였고 0을 표기하는 문자는 없었지만 0이 필요한 자리는 아무런 표시 없이 빈 칸으로 남겨놓은 경우도 발견돼 0의 개념과 필요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고대 바빌로니아의 서기(書記)들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보다도 1천 년 이상 이르게 루트 2나 루트 3의 개념을 알고 사용하였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일찍이 유리를 생산하고 맥주를 만들고 또 구리를 비교적 일찍이 사용하고 철기도 후기에 크게 확산할 만큼 기술이 발달하였다.
그리고 불국사 청운교와 백운교의 둥근 다리와 같은 홍예를 포함한 다양한 건축기술도 꽃 피었고 이러한 건축기술을 통하여 크고 웅장한 신전 또는 사찰이라고 할 수 있는 지구라트를 만들 수 있었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으로 유명하다.
높이 2.25m의 현무암에 새겨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함무라비 법전의 상부에는 함무라비가 선 채로 신을 상징하는 고깔모자를 쓴 태양의 신 샤마시로부터 법전의 권위를 부여받는 장면이 새겨져 있고 아랫부분에는 법전의 내용이 새겨져 있다.
이렇듯 과학기술, 수학, 문자생활, 법률, 농업관계기술, 도량형, 교역체계 등 여러 부문에서 수준 높은 문명이 꽃피었고 그들의 유산은 서구문명의 토대가 되었다
메소포타미아 도시문명은 이제 이라크의 텔(tell) 유적 발굴을 통하여 그 면모를 알 수 있다.
아랍어로 '텔'이란 사람들이 진흙벽돌로 집을 짓고 살다가 허물고 그 위에 다시 짓기를 7천, 8천 년 동안 하면서 직경 1,000m 내외이면서 높이 50m 정도의 인공 언덕을 말한다.
이러한 텔 속에 묻혀있는 메소포타미아 도시문명은 출범과 더불어 그 안에 멸망의 씨를 잉태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땅 속의 염분농도 증가의 문제였다.
발전하는 도시문명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의 생산과 조달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도시국가는 목초지 등 주변의 땅에 관계수로를 만들어 비옥한 농토로 바꾸었다.
그러나 관계수로를 통하여 흘러들어온 물에는 염분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고 농지에는 물이 증발한 후에는 소금기만 남게 되는 과정이 반복되어 농지가 소금밭이 되고 목초지로도 쓸 수 없게 되었다.
보리는 밀보다 건조성기후와 염분에 강한데 이러한 이유로 밀보다는 보리가 고대 바빌로니아의 주식이 되었다.
그리고 보리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염분이 많이 쌓이면 농지를 모두 포기해야했고 다른 어떤 식물을 재배하거나 동물도 기를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경제력이 약화되어 문명이 소멸하게 되는 한 이유가 되었다.
결국,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문명의 성장을 위하여 만들어 낸 관계수로와 농지 그리고 집약농경법이 그 문명의 쇠락을 가져오게 한 원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구와 서울 그리고 부산 등 우리의 대도시도 개발의 논리와 내재적 팽창수요에 의하여 콘크리트 숲으로 덮여가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선례를 경험 삼아 많은 공원과 문화유적이 함께 살아 숨을 쉬는 멸망하지 않는 환경-생태-역사-문화예술-관광-문화산업-컨벤션중심도시로 대구가 발전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김권구 계명대 교수·한국문화정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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