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달성공단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회사 한국델파이 대구공장에 '별'이 떴다.
한국델파이의 경영혁신사례를 듣기 위해 2군사령부 군수처장 홍성익 준장을 비롯한 50여 명의 장교들이 공장을 방문한 것. 이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한 가지라도 빠트려선 안 된다는 심정으로 꼼꼼히 메모를 하면서 현장관계자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번 2군사령부 장교들의 방문은 한국델파이 혁신활동을 살펴보고 참신한 것을 배워서 군에 접목시키고자 이루어졌다.
이들은 3시간 동안 공장을 누비며 혁신활동의 현장을 두루 살폈다.
◇군사령부의 혁신 배우기
2군사령부 간부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한국델파이 역사가 바로 '혁신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한국델파이는 대우자동차 부품회사로 출발, 1989년 대우기전으로 사명을 바꾼 뒤 승승장구하며 한때 매출액 1조 원에 육박했으나 외환위기로 모기업인 대우자동차 부도사태로 큰 어려움에 처했던 회사다.
하지만 뼈를 깎는 혁신으로 재기에 성공하면서 최근 5년 동안 품질 우수업체로 선정됐으며 최근에는 세계 최대의 완성차 업체인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는 물론 까다로운 기준으로 이름난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독일 오펠, 프랑스 르노, 이탈리아 피아트 등에도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날 한국델파이 혁신활동 소개를 듣고 전장공장과 연구소를 둘러본 군인들은 특히 JIT(Just In Time) 방식의 '간판관리보드'에 눈길을 보냈다.
부품 재고를 최소화해 업무능률을 최대화하고 비용절감을 하기 위해 고안된 간판관리보드는 군수물자를 보급, 관리하는 군수처의 업무특성과 비슷해 참고할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공장 내에서 이뤄지는 각종 개선활동에도 관심을 가졌다.
2군사령부 권혁문 중령은 "민간기업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을 쪼개가면서 일을 하는 모습과 자발적으로 각종 업무개선에 나서는 모습에 큰 자극을 받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2군사령부는 혁신을 위해 매월 부서별로 '발상 전환의 날' 행사를 하는 등 각종 혁신활동을 추진 중이다.
◇경찰·노동청·검찰도…
공무원, 군, 경찰 등 관공서의 '기업을 배우자'는 열기가 거세다.
관공서 관계자들이 한국델파이를 방문한 것은 올해 벌써 세 번째다.
지금까지 기업이나 대학의 견학은 많았지만 경찰, 군 등 관공서에서 공장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지난달 12일에는 달성경찰서 백승엽 서장을 포함한 경찰관 50명이 공장을 방문했고 19일에는 대구지방노동청에서도 이 공장을 찾았다.
한국델파이 관계자는 "관공서들이 공장을 찾는 이유는 변화에 대한 적응이 빠른 민간기업의 선진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대구검찰은 지난해 11월부터 '6시그마과제(품질혁신운동)'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대구검찰은 혁신 역량이 있다고 판단되는 검사와 직원을 선발해 포스코로부터 전문가 1명을 파견받아 5개월간 집중 교육을 했다.
그동안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 2일 이상 걸리던 민원서류 발급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되고 3일 이상 걸리던 사건 배당도 당일 이뤄졌다.
대구검찰의 6시그마 도입 성공은 법무부를 비롯한 정부의 주목을 받아 다른 공공분야에도 적용될 태세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민간기업에서 기업혁신운동으로 뿌리내린 6시그마운동을 공공분야에 적용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도입 결과 검찰 업무 능력 향상과 대민 서비스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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