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들은 고집스럽다.
빠른 것, 편한 것만 좇는 현대의 물길 속에서도 전통의 기둥을 단단히 박아온 그들에게, 고집은 마지막 자존심이자 버팀목이다.
TBC가 12일 오후 7시 5분에 방송하는 HD 다큐멘터리 '혼맥'은 60, 70대 노년에 접어든 전통 문화 전수자들의 고집스런 삶과 땀을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문경 영남요와 납청 유기마을을 찾아 전통 그릇 유기와 사기를 지켜온 장인들의 혼을 엿본다.
중요 무형문화재 77호 이봉주 선생은 50여년 동안 우리나라 전통 합금인 방짜를 만드는 공방을 지켜왔다.
시골에서 태어난 이 선생은 농사를 제쳐두고 유기의 세계에 매료됐다.
납청 유기공장에서 대장장이들 틈에 끼어 유기를 만들던 그는 갖은 고생 끝에, 스물아홉살에 독립해 공장을 세웠다.
그러나 유기는 이미 사양길로 접어든 상태. 이 선생은 막일로, 아내는 풀빵장수로 끼니를 이어가면서도 다시 공장을 열고 방짜유기의 명맥을 이었다.
방짜유기의 합금 비율은 현대 재료공학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다.
깨어지고 부서져야 할 합금은 땀방울로 쳐 늘린 장인의 손에 의해 제대로 된 합금이 된다.
국내 최초의 도예 명장이자 사기장으로는 유일하게 중요 무형문화재 105호로 지정된 백산 김정옥 선생. 김정옥은 7대조인 김취산부터 200여 년에 걸쳐 사기장 가계(家系)를 이어온 집안의 후손이다.
18세부터 부친 김 교수에게 사기 제작 기술을 배운 이래 줄곧 망댕이 가마를 지키고 있다.
백자의 대가인 김 명장은 정호다완의 맛깔스러운 태를 살리기 위해 아직도 모든 작업을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가마에서 나오는 순간 수 백년의 나이를 먹는다'는 평을 듣고 있는 김 명장의 백자와 그의 삶을 조명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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