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제조업계에 신뢰마케팅 붐이 일고 있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다양한 품질보증제도를 도입하거나 진품확인 서비스, 무조건 환불제 등 고객들이 믿고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고객들은 제품을 안심하고 살 수 있고, 유통·생산업체엔 매출 증가를 가져오는 일석이조 효과 덕분에 신뢰마케팅은 갈수록 확산하는 추세다.
▲"제품에 이력서(履歷書)를"=동아·대구백화점은 작년 9월부터 한우에 대한 이력 추적시스템을 도입했다.
한우의 출생에서부터 생산,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단계별로 기록해놓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는 것. 한우 개체별로 부여된 고유번호를 통해 소비자들이 검색시스템에서 직접 한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원산지 허위표시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제도로 소비자들의 믿음을 얻은 덕분에 대백프라자점 식품관 경우 '한우 생산이력제'를 채택한 쇠고기 매출이 전체 정육코너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채소류와 과일의 포장지에 생산자의 사진, 이름, 주소, 연락처 등 '이력서'를 붙여놓아 소비자들이 믿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품질을 보증해 드립니다"=롯데백화점은 이른바 '짝퉁'이라 불리는 가짜들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핫 스탬핑'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명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진품 확인서비스와 함께 상품에 고객의 이름을 직접 새겨 준다.
동아백화점 쇼핑점과 수성점 식품매장은 아예 당도계를 비치, 고객들이 직접 과일에 대한 당도를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2003년부터는 판매하고 있는 농·축·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백화점에 제품을 납품하는 농장을 고객들이 찾아가 직접 체험하는 행사도 잇따라 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경우 물류센터에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는 등 농산물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보험가입도 러시'=광우병과 구제역 파동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자 롯데는 유통업계 최초로 신선식품에 대해 '건강안심보험'을 들었다.
매장에서 산 식품을 먹고 고객들이 질병에 걸릴 경우 1인당 최고 1억 원, 사고당 최고 10억 원까지 보상하겠다는 것. 삼성화재에 내는 보험료만도 연간 4천500여만 원. 롯데백화점 대구점 황우연 식품팀장은 "실제 고객이 보험금을 탄 사례는 없지만 이 제도로 인해 고객들이 갖게 된 신뢰를 돈으로 환산하면 보험료의 100배는 넘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대구백화점도 지난해 9월부터 식품 안전성을 보장하고, 상품배달과 관련된 고객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식품안심보상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품질에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정상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것은 물론 2만 원권 상품권으로 보상해주는 '식품 안심서비스'와 함량 미달, 계산 오류, 파손 및 형태변경 등의 경우 5천 원짜리 상품권으로 보상해주는 '약속 안심서비스'를 각각 도입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또 1차 식품매장 등 즉석에서 제조·판매하는 매장에는 각 코너별로 위생관리 담당자의 이름과 사진, 연락처 등을 표시한 위생관리 책임 실명제도 실시하고 있다.
▲'고객 믿음이 마케팅의 기본'=롯데백화점은 모든 매장에 고객 약속대장을 갖추고 있다.
수선·배송 약속 등은 물론 고객들이 제기하는 사소한 사항까지 일일이 이 대장에 기록하고, 매일 약속대장을 취합해 이를 토대로 고객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것. 고객에게 약속한 사항을 꼭 지켜 신뢰를 쌓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홈쇼핑 업체들도 최근 방송편성표를 공개하는가 하면 상품정보 제공 등을 통해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신뢰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CJ홈쇼핑 경우 '정직한 방송 상품 확대경' 코너를 신설, 상품의 제조원에서부터 원산지, 소재, 사용시 주의사항, 보관 및 세탁 방법, 애프터서비스, 전기료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상품 정보를 방송 중간중간에 제공한다.
분유업체인 일동후디스는 지난달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100% 환불보증 서비스를 실시했다.
어떤 경우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품질의 제품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100% 환불 보증제도를 실시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얘기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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