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이면 꽃이 피는 아까시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 밀원(蜜源)을 제공, 양봉산업의 터전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까시나무에 대한 그릇된 인식으로 '해로운 나무' 대접을 받아왔다.
일본인들이 우리 국토를 황폐화할 목적으로 심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오해다.
◇일본인들이 퍼뜨렸다?
아까시나무의 원산지는 미국이다.
유럽에 소개된 것은 1600년대이고, 우리나라엔 1891년에 소개돼 110년이 넘도록 우리 산하에 적응해왔다.
이 기간 동안 아까시나무가 우리나라에 끼친 영향은 대단히 크다.
6·25 전쟁 이후 황폐해진 산지의 복원을 위해 미국에서 대량 도입돼 싸리나무, 오리나무 등과 함께 우리나라 산림의 '푸른 혁명'을 이루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나라에 아까시나무가 본격적으로 심어진 것은 1960년대 이후로 사방용과 연료림 등 조림면적이 32만ha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숲이 울창해지고 1980년대부터 사방용과 연료림으로서의 역할이 끝난 다음부터는 방치되고 있다.
현재 17만ha 정도로 면적이 줄어든 상태.
아까시나무는 활착률이 워낙 강해 한번 심어두면 주위의 소나무 등 재래수종의 생장을 방해하는 '나쁜 나무'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햇볕을 너무 좋아하는 특성 때문에 산소까지 마구 뻗어나가 미움을 더 받고 있다.
최근엔 참나무류에 밀려 점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산림자원
아까시나무가 없는 우리 나라의 양봉산업은 상상할 수 없다.
아카시아꿀은 우리나라 꿀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아카시아 꿀 생산으로 농가들은 매년 1천여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아까시나무는 산성비를 중화시키고 도로 절개지, 토양유실·산사태를 방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강인한 인장력과 아름다운 무늬, 잘 썩지 않는 특성 때문에 차량 상판, 온천 지붕재, 가구재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외에도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는 뿌리혹 박테리아를 형성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
아까시나무는 무엇보다도 5, 6월이면 전 국토를 약 15일간 순백색의 천지로 만들고 상쾌한 향기를 내뿜고 있다.
경북대 임학과 박용구 교수는 "아까시나무는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나라에 사방수와 연료림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고 말했다.
꿀벌연구가 안상규(44·칠곡군 동명면)씨는 "아까시나무는 다른 어떤 나무보다도 우수한 경제·환경 수종으로 보호 육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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