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이후 맥이 끊겼던 금자장경(金字藏經)의 재현 작업이 10년의 노력으로 성공을 거뒀다. 불교 신도인 김영로(45·청도군 운문면)씨와 서예가 허락(59·서울시)씨는 11일 붓에 금가루를 묻혀 한자한자 사경한 화엄경 81권, 금강경 1권, 지장경 2권, 법화경 7권 등 91권의 4대 경전과 그 내용을 그림으로 요약한 변상도(變相圖) 91점을 공개했다. 글자 수만 69만여 자에 이르고 그동안 연습한 글자까지 포함하면 무려 100만 자를 쓴 셈. 또 재현된 금자장경은 펼쳐 놓은 길이만 800여m에 이르며 금 글씨를 쓰는데 4㎏가 넘는 금가루가 사용됐다.
10년 전인 1995년 금자장경 재현에 합의한 뒤 김씨는 운문면 신원리 6만여㎡ 부지에 여의주사경원(如意珠寫經院)을 짓고 허씨는 전국의 금사경연구가를 만나 금사경 제작기법을 배워 지난 2002년 1월부터 본격적인 사경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작업에는 무비 스님(범어사 승가대학장)과 정연 스님(부산 내원정사 주지), 명성 스님(운문승가대학 회주) 등의 지원도 한몫 차지했다.
허씨는 "금자장경이 완성될 때까지 매일 12시간 이상 1천800∼1천900자를 기록하는 고행의 나날이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올 가을 일반에 금자장경을 공개하는 전시회를 갖고 팔만대장경도 재현할 계획이다.?
청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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