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발 이상 땅 투기 바람

전문가들 "작전세력 개입한 듯"

영덕에 땅 투기 바람이 불고 있다.

군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영해·병곡을 비롯해 영덕읍 해안가 일대를 중심으로 땅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영덕군이 해외민자유치를 통해 개발에 나선 고래불해수욕장 인근의 경우 연초 평당 7만 원 선이던 농업진흥지역 논의 경우 최근 20만 원까지 치솟았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수목원 사업 승인을 받은 병곡면 영리 칠보산 일대도 지난 연말에 비해 30% 가까이 올랐다.

동해중부선 철도 영해 역사가 들어설 벌영리 인근 논도 연초 3만 원선에서 5만 원으로 갑절가량 뛰었으며, 특히 이 일대는 주초 태양열발전사업 승인이 나면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또 병곡 역사가 들어설 백석리 일대도 임야를 비롯한 논의 땅값이 몇 달 전보다 30% 정도 올라 땅주인들이 오히려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지난달 본격 가동에 들어간 영덕읍 창포리 영덕풍력발전단지 부근도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의 영향으로 연초 1만 원 선이던 임야가 2만 원 선으로 두배 올랐으나 매물을 찾기가 쉽잖으며, 이 일대는 밭 등 토지 땅값도 50% 이상 뛰었다.

영덕대게 신상가가 조성되는 축산면 일대도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는 마찬가지.

부동산 거래인들 가운데 지역민들은 거의 없고, 포항을 비롯한 울산·서울·대전 등 외지 사람들이라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포항블록공장이 들어설 당시 포항시 흥해 일대를 중심으로 빚어졌던 부동산 투기붐이 재현되는 듯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이 영향으로 영해의 경우 올초 1개뿐이던 부동산중개업소가 5개로 불어났고, 개점을 준비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땅값이 오르면서 반기는 이도 있지만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김모(49·병곡면)씨는 "이러다가는 요지의 땅들은 조만간 모두 외지인들 손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면서 "만약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땅이 방치된다면 지역의 공동화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고래불해수욕장 경우 15년 전부터 개발계획이 수립됐으나 여태까지 거의 그대로인 상태여서 최근 영덕의 부동산 이상 열기에 속칭 '작전세력'이 개입했을 개연성을 높여주고 있다.

영덕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영덕에서 이 같은 부동산 열기는 처음"이라면서 "나중에 땅을 사는 사람은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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