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튜어디스가 되려면…

"여자라 안 뽑는대요." "지방대는 안 된대요."

지역 대학을 다니는, 또는 이미 졸업한 여성 구직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그렇다면 취업 포기? 직장 없으면 시집가기도 힘들다는데….

이번 주 취업면은 여성 구직자들의 전통적 선호직업 '스튜어디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여성 우대에다 학교·학과 차별이 상대적으로 덜한 스튜어디스. 여성들이여, 하늘을 날아보자.

◆나도 될 수 있을까?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지원자격은 키 162cm 이상이다. 중국 동방항공 164cm, 아랍에미리트항공 157.5cm, 카타르항공 158cm 등으로 외국 항공사도 대다수 키 제한을 두고 있다.

키 작은 구직자는…, 졸업할 때까지 '더 키울 자신이 없다면' 안타깝게도 꿈을 접을 수밖에. 하지만 요즘 여학생들의 평균 신장이 갈수록 상승세여서 키 때문에 지원을 포기하는 사람은 드물어지고 있다.

시력 제한도 있다. 대한항공은 교정시력 1.0, 아시아나항공은 나안시력 0.2 이상, 싱가포르항공은 교정시력 1.0 이상 등이다. 캐세이퍼시픽 등 일부 외국 항공사는 시력 제한을 두지 않지만 절대 다수 항공사는 '눈'을 보고 있다.

학력의 경우 4년제 대학은 물론 2·3년제 대학 졸업 및 재학생도 응시 가능하다. 학교·학과 차별은 전혀 없다. 항공관련 학과라고 서류전형에서 우대하는 일도 드물다. 학점이 달린다? 걱정을 붙들어 매도 된다. 전학년 평점이 2.5만 넘으면 된다.

영어실력 때문에 고민하는 여학생들도 많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토익 550점 이상, 중국 동방항공은 토익 700점 등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한 사람에게 지원자격을 주고 있지만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800, 900점이라고 특별히 점수를 더 주는 법도 없다. 더욱이 대다수 외국항공사는 토익점수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알아둬야 할 것은 흉터. 절대 다수 항공사가 반소매 상의와 무릎 라인 치마로 구성된 유니폼을 적용하기 때문에 팔이나 다리에 흉터가 있으면 결격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리 흉터 경우도 커피색 스타킹으로 덮었을 때 표시가 나지 않으면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 이 부위 외 상처는 괜찮다.

따라서 평균 수준의 신체조건과 학점,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지역 대학에 다니는 여학생 누구나 지원할 만하다.

◆준비는 어떻게?

항공사 입사 전형은 서류와 면접으로 이뤄진다. 대한항공 등 대다수 항공사가 서류 탈락을 최소화, 전체 지원자의 90% 이상에게 면접 기회를 부여한다. 면접이 당락을 가른다는 것이다.

면접에서는 스튜어디스로서의 이미지를 보기 때문에 표정, 말투 등에서 점수를 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 가까이는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강의 시작 전 친구에게 '볼펜 좀 빌려줄래?'라는 말을 할 때도 '미안하지만 볼펜을 좀 빌려 쓸 수 있겠니?'라는 투로 이야기하는 연습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태도와 표정, 말투 등을 연습해서 몸에 익히지 않으면 실무자-임원 면접을 거치면서 '밑천'이 다 드러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모두 수영 테스트를 한다. 25m를 35초 이내에 들어올 수 있으면 되는 수준. 초보자라도 한 달 정도만 수영장에서 지도를 받으면 큰 문제는 없다.

체력 테스트도 준비해야 한다. 악력 측정, 몸을 숙이는 방법으로 유연성 측정, 윗몸 일으키기 등을 하는데 낙방자의 99%가 윗몸 일으키기에서 고배를 마신다. 30초에 10개 이상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경사진 측정대에 올라 시험을 치르며 '배치기'는 인정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동네 헬스클럽에 나가 꾸준히 운동하라고 주문한다.

최근 외국 항공사의 한국인 채용이 늘어나면서 어학 능력도 회화위주로 실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어학 능력 테스트에서도 말하기 실력보다는 인성 등의 이미지를 더 유심히 본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이와 관련, 외국 항공사 면접관들은 우리나라 지원자들로부터 스튜어디스 희망자라는 인상을 못 느낀다는 말을 한다. 질문을 하면 영어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말을 늘어지게 한다는 것. 지원자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항공사 공채는 갑자기 공고가 뜨기 때문에 미리미리 토익 성적표·수영 실력 등을 갖춰놔야 한다. 국내 항공사는 최소 연 1회는 뽑으며 외국항공사들의 구인 역시 급격히 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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