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군의 영어실력 한준석군

지난 달 12일부터 2주간 대구시 교육청 국제이해교육센터 강의에 참가했던 한준석(봉덕초교 6)군은 원어민 강사에게 발음이 좋고 영어 감각이 뛰어나다는 극찬을 받았다. 외국에 한 번 나가본 경험도 없는 학생이라곤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탁월한 실력이라는 것이었다. 준석이가 이렇게 뛰어난 영어실력을 뽐낼 수 있었던 것은 늘 공부를 돌봐주는 '엄마표 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준석이 엄마 김연옥(39)씨가 밝히는 '영어 제대로 가르치는 방법'을 들어보자.

▲영어는 단어에서부터

영문학을 전공하고 한동안 중'고생 영어 학원 강사로 활동하기도 한 김연옥씨는 이런 경험들을 준석이 영어공부에 십분 활용했다.

김씨가 말하는 영어 교육법은 조금 특별하다. 많은 가정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5, 6세부터 영어 비디오 보여주기나 영어 동화 읽기를 했지만, 단어 외우기에 특히 신경쓰도록 한 것.

김씨는 "말하기와 듣기는 영어에 자주 노출되다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습득될 수 있지만 단어를 모르면 영어를 잘 하기는 어렵다"며 "아이의 눈에 익숙해지라고 단어를 외우도록 시켰는데 의외로 단어를 외우는 실력이 빨라 깜짝 놀랐다"고 했다.

발음 교정은 그때마다 해 줘 정확한 발음과 억양, 속도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김씨는 "어릴 때 발음과 억양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커서 고치기가 어렵다"며 "카세트 테이프를 꾸준히 들으며 가능한 똑같게 발음하도록 엄마가 함께 지켜보고 고쳐줘야 한다"고 했다.

▲늘 같은 시간 같은 공부

아동학에도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늘 같은 시간에 같은 과목을 반복 학습하면 뇌의 활성화가 빠르다'는 아동학의 원칙에 충실했다.

김씨는 "학원 강사로 활동하며 학생들을 가르쳐 본 결과 시간표를 짜 놓고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동일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더라"며 "어릴 때부터 시간표를 짜 놓고 일정한 공부를 반복하도록 한 결과 이제는 그 시간에 정해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아이가 이상해 할 정도로 습관이 돼버렸다"고 했다.

때문에 준석이는 별달리 엄마가 공부하라고 다그칠 필요가 없다. 습관화된 학습 덕분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숙제부터 학습지 풀이 등 해야 할 순서에 따라 알아서 척척이다. 이때는 TV와 컴퓨터로부터 아이를 멀어지도록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TV시청이나 컴퓨터 게임 등에 빠져있다 보면 훌쩍 시간을 넘기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준석이는 "처음 TV를 못 보도록 했을 때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몰래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TV없는 세상에 익숙해졌다"며 "TV를 보지 않으니 시간이 여유있어 훨씬 좋다"고 어른스레 말했다.

▲학습지는 빠뜨리지 않고

준석이는 올 3월까지 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었다. 모든 것은 엄마가 가르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달 전부터 영어학원에서 원어민강사로부터 회화수업을 듣고 있다.

김씨는 "외국인과 대화하는 데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원어민 회화 수업만 수강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도 다른 학원에는 보낼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학원에서는 준석이 개인의 수준에 맞춘 맞춤씩 학습이 불가능해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준석이도 "혼자 학습하고 궁금한 부분은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엄마에게 물어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이야기했다.

준석이가 혼자 공부하는 방법은 바로 학습지. 수준에 적합한 학습지를 골라 빼먹지 않고 꼼꼼하게 공부하는 것이다. 김씨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습지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버려두지만 엄마가 조금만 신경 쓴다면 학원에 가는 것 이상으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학습지를 선택할 때는 월 단위 한 권으로 묶인 것보다는 주 단위나 매일 공부해야 할 분량이 나눠져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단지 문제를 풀었다는 사실만을 확인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왜 틀렸는지, 참조할 부분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한준석 군이 엄마 김연옥씨와 함께 인터넷으로 영어 동화를 듣고 발음을 따라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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