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의 아내 백씨 부인, 기억나세요? 제가 바로 백씨부인입니다. 저의 남편은 율도국의 왕이었으며 평도국의 시조였습니다. 율도국은 알겠지만 평도국은 들어보지 못했다구요? 어떻게 홍길동, 즉 제 남편이 평도국을 세우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말씀해 드리죠.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홍길동은 세종대왕 때 좌의정을 맡았던 홍대감의 서얼입니다. 그 당시 서얼은 남들에게 천대를 받았고,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일정한 직급 이상은 승진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사회제도에 괴로워하던 홍길동은 출가를 하게 됩니다. 이후의 사건들은 다 아시죠? 활빈당 활동, 탐관오리 징치, 백성 구제 그리고 율도국을 세우는 일. 율도국은 점차 번성하였지요. 그 이유 중에 하나가 평등한 신분제도였습니다. 하지만 율도국은 평등한 신분제도를 만들어 능력에 따라 승진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였고 나라가 더욱 더 번창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백성들도 노력한 만큼 부를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노력해 그 결과 무역이 활발한 율도국은 점점 강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런 율도국의 중전이었던 저는 날이 갈수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자도 남자와 같은 인격체인데 어찌하여 평등하지 않은가라는 생각 말이죠. 남자가 국방이나 농사일을 여자보다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들 중의 반을 차지하는 여자들 중에 인재들을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는 가정교육밖에는 받지 못했던 여성들에게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남녀가 평등하게 교육을 받고 여자들에게도 기회를 준다면 여자들 중에서도 명석한 인재들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신분제도가 평등한 율도국에서도 첩이라는 제도처럼 남녀가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 저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저와 저의 남편은 늙어 갔습니다. 그래서 왕위를 넘겨주고 신선이 되는 도술인 선도를 배웠습니다. 하지만 선도는 무척 어려워 신선이 되지는 못하고 그 대신 아주 젊어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젊어졌으니 새로운 나라를 하나 더 건국하자고 했습니다. 또 남녀평등에 대해 지금껏 제가 품고 있던 생각을 털어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에 고민을 하던 제 남편이 제 설득에 수긍을 하였고, 우리는 새로운 나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율도국 못지않게 땅이 비옥하고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으나 그들을 이끌 우두머리가 없는 나라가 있어 그 곳에 가서 왕이 되고 나라 이름을 모두가 평등하다하여 '평도국'이라 하였습니다. 또한 백성들에게 앞으로는 남녀가 모두 평등하다는 제도를 널리 공포하였습니다.
평도국을 다스린 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평도국에서는 여성 관리들을 채용,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며, 가정에서도 남성과 같은 대접을 받으며 서로를 존중하고 또 아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남녀가 평등한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발전 때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동등한 인격체이고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이러한 점들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다운 기자(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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