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이란 이름을 들으면 여러분은 무엇부터 생각나는가? 홍길동, 서자, 홍길동이 썼던 각종 도술들, 율도국, 활빈당 등등 다양한 것들이 생각나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저자 허균 선생님을 빠트릴 수 없다. 과연 허균 선생님이 홍길동전을 지으며 생긴 이야기들이 뭐가 있을까? 허균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가져 보았다.
Q : 반갑습니다. 소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 선생님이시죠? 평소에 꼭 만나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다니 영광입니다.
A : 뭘요. 저도 많은 사람들이 제 소설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이제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니 영광이죠.
Q :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어쨌든, 바로 질문으로 들어가서… 조선 중기부터 지어져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홍길동전,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최고의 스테디셀러인데 이렇게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A : 조선시대 당시에는 적서 차별이 있었죠. 홍길동이 집을 나가게 된 계기 중 하나도 바로 자신이 서자라는 이유인데 실제로 그때는 서자뿐만 아니라 신분이 낮으면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어도 출세를 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양반만이 과거에 급제해 출세가 가능했죠. 그리고 그땐 각종 관리들이 부패를 일삼아 신분이 낮은 백성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던 때였습니다. 그 와중에 관리들을 통쾌하게 혼내줄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이상 국가를 세우는 홍길동은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었던 존재가 아니었을까요.
Q : 음… 그러면 현대에 와서도 홍길동전이 인기를 끄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A : 현대는 조선시대와 달라서 신분 제도가 없는 민주 사회지요. 그래서 만약 홍길동전이 홍길동이 신분 차별의 제도를 뛰어넘는 이야기만 담아 놓았더라면 현대까지 인기를 끌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잠시 다른 쪽으로 접근을 해 볼까요? 요즘에 가장 인기가 있는 책들이 뭐죠? , 같은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는 판타지 소설도 있고 나 같은 추리 소설도 있죠. 그 외 인기를 끈 우리나라의 판타지 소설들(, 같은 소설들)도 많은데… 이렇게 많은 인기를 끄는 소설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바로 방대한 스케일(아니면 아예 새로운 세계)이죠. 그리고 추리 소설엔 해당되지 않는 얘기입니다만 판타지 소설에선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마법(=도술)과 몬스터(=요괴)가 등장합니다. 홍길동전도 판타지 소설의 마법 못지 않은 도술을 부리고 다니며 요괴를 퇴치했고 부패 관리도 혼내주었으며 우리나라에서만 활약하는 게 아니라 바다를 건너 또 다른 세계로 진출하지요. 바로 이 점이 현대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요?
Q : 아…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홍길동전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느낀 점인데 홍길동전이 모든 불평등한 제도를 타파하려고 한 듯하진 않더군요. 일부 신분 제도는 인정하고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을 변화시키지 않고 조선에서 떠나 율도국을 세우는데 이건 조선의 백성들을 위하는 처사 같지는 않군요.
A : 흠… 그건 저도 문제가 조금 있었다고 보아야 하겠군요. 제가 신분 차별 철폐를 외치면서도 소설 속에서나마 조선을 고치지 않은 이유는 이미 제가 조선의 그런 제도에 알게 모르게 물들어 버려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적서 차별뿐만 아니라 남녀차별, 평민과 양반의 차별, 왕족과 일반 백성들의 차별 등 다른 신분 차별 제도도 많았는데 말이죠. 그리고 홍길동이 율도국을 세운 것을 보고 왜 고통받는 조선의 다른 백성들을 구제하지 않고 새 나라를 세웠냐고 묻는다면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
인터뷰는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으나 마지막 질문에 대답을 하신 허균 선생님은 무언가 쓸쓸해 보이셨다. 자신이 신분 차별 제도 철폐를 외치면서도 그 제도에 아직도 얽매여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이제 현대에는 그런 제도가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로를 해 드리고 나서 인터뷰는 끝났다.
김민수 기자(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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