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病院의 최대 목적은 환자 치료다

의료 시장 개방을 앞두고 정부가 의료 기관의 영리법인 설립을 허용키로 한 데 대해 찬반 논란이 거세다. 병원을 자율적인 기업형으로 전환, 의료 서비스의 대외 경쟁력과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찬성 논리에 대한 시민 단체 등의 우려와 반발도 크다. 한마디로 병원에 자본주의 경쟁 논리가 타당하냐는 논쟁이다. 우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공공기관격인 병원이 국민 건강보다 돈 버는 일에 열중하지 않았느냐는 게 전제되고 있다.

정부의 논리에도 수긍이 간다. 중국 싱가포르 등 주변국은 의료를 중요한 국가 경쟁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병원은 돈과는 무관해야 한다'며 손 놓고 있을 경우 의료계에 심각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논리에는 타당성이 있다. 공공성만 강조한 각종 규제로 우리 의료계의 질적 하락을 초래하기보다 경쟁을 유도, 의료 서비스를 높여야 한다는 발상은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 기관에 자본주의적 경쟁을 유발시킬 경우 의료 서비스의 사각 지대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영리 법인인 병원이 이윤의 극대화를 꾀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결국 병원의 목적이 돈벌이로 귀결되기 쉽다. 시민 단체 등은 "병원을 주식회사로 만들면 병원의 목적이 환자 치료 대신 주주들의 최대 이윤이 될 뿐"이라고 반발하는 데는 일리가 있다. 의료비 상승으로 돈이 있어야 치료받을 수 있다면 결국 서민층만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의료 기관의 경쟁력 확보와 공공 의료 서비스의 확대라는 두 가지 명제의 조화가 주식회사 병원 체제의 선결 과제다. 공공성을 중시한 공급 확대 정책에서 시장 경쟁 체제로 선회하겠다는 정부나 의료계 모두 병원의 목적은 환자 치료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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