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직후 뉴욕 맨해튼 거리에는 조그만 심리상담소가 하나 생겼다.
테러 이후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상담소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바로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앉아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동물이 인간의 정서적 측면에 도움을 준다는 건 사실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쓸모없어졌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어르신들에게 동물은 인생의 반려자가 된다.
애완동물은 최근 급증하는 노인 자살 등 우울증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자살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1983년 6.8%에서 1990년 9.8%, 2000년 18%, 2003년에는 25.2%로 20년 만에 18.4%포인트 늘었다.
노인들이 우울한 이유는 배우자나 친구를 먼저 보내고 직업마저 잃어버려 삶의 의욕을 찾기 힘들어서다.
때문에 동물을 키우면 배우자, 손자 때로는 친구 역할을 하면서 노인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사회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다.
무언가를 돌본다는 기분 때문에 살아가는 이유를 찾게되는 것. 심리학자 리네트 하트(Lynette A. Hart)에 따르면 개를 기르는 노인은 다른 사람과 활발히 대화를 나누며 주로 현재나 미래의 일을 화제를 삼고 있다고 한다.
정서적 안정뿐만 아니라 육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애완견과 산책 등을 통해 활동량이 늘어나고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안정시키는 등 여러 분야에서 도움이 된다
심장병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발표도 있다.
에리카 프리드만(Erika Friedmann)의 조사에 따르면 심장병 입원 환자 53명 중 애완 동물을 기르는 환자는 1년 후 5.7%가 사망한 데 반해,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 환자는 28.2%가 사망했다.
이미 외국에서는 동물매개치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병원, 요양원, 재활원, 교도소 등에서 동물을 이용한 심리치료를 하고 있으며 동물매개치료사가 1만 명이 넘는다.
경북대 평생교육원 애견아카데미 문의식 외래교수는 "선진국에선 동물을 이용한 심리치료가 이미 일상화했다"라며 "최근 국내에서도 장애인도우미견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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