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운의 혁명가 김산의 친필유고 첫 공개

미국의 여류작가 님 웨일스의 소설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1905~1938)의 친필유고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16일 연변일보는 중국 공산당 간부 전문교육기관인 중앙당학교 최룡수 교수(철학과)가 발굴한 김산의 친필유고인 한시(漢詩) '한해(韓海·1900~1929년) 동지를 조문하여'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공개했다.

일제 강점기 중국에서 활동한 혁명가이자 무정부주의자로 알려진 김산은 본명이 장지락(張志樂)이지만 그를 취조한 일본 측 문서에는 장지학(張志鶴)으로 기록돼 있다.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는 장지락으로 등장한다.

남한에서는 공산주의자였다는 이념적 이유로, 북한에서는 연안파였다는 이유로 중국 동북 방면에서 김산의 항일투쟁 기록은 묻히고 말았다.

중국에서는 그가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그의 생애와 항일투쟁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해 '비운의 혁명가'로 불린다.

이번에 공개된 한시는 김산이 1930년 일제 강점기 때 옥중에서 창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와 함께 독립운동을 벌인 한해 동지의 죽음을 애석해 하며 쓴 시이다.

한해는 1924년 조선노동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사업하다가 1925년 평양에서 검거돼 옥고를 치렀고 1928년 조선공산당 중앙위원으로 모스크바에서 소집된 국제공산당 제6차회의에 참가했으며 1929년 5월 길림(吉林)에서 사망했다.

1930년대 북평(북경·베이징)시당위원회 조직부장까지 맡았던 김산은 시에서 한해 동지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혁명을 위해 헌신하며 적들에 굴함 없이 투쟁한 공산주의자"로 묘사했다.

총 8장의 '한해 동지를~'은 매 장 1행이 '아! 쓰러진 자, 쓰러진 자여!'로 시작되며 3장까지는 2행에 '시체로 굳어진 쓰러진 자여', '영영 눈을 감은 쓰러진 자여', '생명을 빼앗긴 쓰러진 자여'라고 각각 읊으며 한해의 죽음을 애석해 하고 있다.

한시는 '고이 잠들라, 우리의 한해/우리가 바라는 것은 내일이다/조용히 들으라 나의 맥박소리를/우렁찬 인터내쇼날 노래도 그대를 바라노라'며 끝맺는다.

(연합)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